▣ 준비 학습
다음 두 작품을 감상하고, 아래의 활동을 해 보자.
(가)
재너머 성권롱 집의 술닉닷 말 어제 듯고
누은 쇼 발로 박차 언치 노하 지즐고
아야 네 권롱 겨시냐 뎡좌수(鄭座首) 왓다 여라
- 정철의 시조
(나) 김홍도의 '기우선인(騎牛仙人)'
1. (가), (나)의 표현 매체는 각각 무엇인가?
▶정답 : (가)는 언어이고, (나)는 선과 색채이다.
2. (가)와 (나)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형식과 내용의 측면으로 나누어 이야기해 보고, 다음 표를 완성해 보자.
▶정답 :
|
형식의 아름다움 |
내용의 아름다움 |
(가) |
4음보의 율격 |
여유 있고 낙천적인 삶의 자세 |
(나) |
부드러운 곡선, 여백 |
한가로운 삶의 여유 |
▣ 작품 분석 : 재 너머 성권롱 집의 - 정철
고개 너머 사는 성 권농 집의 술이 익었다는 말을 어제 듣고,
누워 있는 소를 발로 차서 일으켜 언치만 얹어서 눌러 타고,
아이야, 네 권롱 어른 계시냐? 정 좌수 왔다고 여쭈어라.
▣ 요점 정리
* 갈래 : 평시조. 단시조. 정형시
* 율격 : 3(4)·4조. 4음보
* 성격 : 전원한정가(田園閑情歌). 풍류적, 전원적, 경쾌함
* 표현 : 서사적, 압축적, 해학적, 시상의 과감한 생략으로 인한 비약적 표현, 호방한 성격이 드러남
* 제재 : 술과 벗
* 주제 : 전원 생활의 흥취(興趣)
* 출처 : 송강가사
▶ 내용 연구
* 재 : 고개
* 成勸農(셩권롱) : 성혼(成渾)을 가리킴. '勸農(권농)'은 지방의 방(坊)이나 면(面)에 달려 있으면서 농사일을 권장하던 사람
* 언치 : 안장 밑에 까는 털 헝겊
* 지즐타고 : 눌러 타고
* 鄭座首(뎡좌슈) : 송강 자신을 가리킴. '座首(좌수)'는 향소(鄕所)의 우두머리
* 아이야, 네 권롱 어른 계시냐? 정 좌수 왔다고 여쭈어라. : 성권농의 집앞에 도착하여 하인에게 자신이 왔음을 알리는 대목으로 종장을 모두 큰따옴표로 묶을 수 있는 대화 부분이다.
▣ 감상과 이해
- 한 편의 이야기를 보는 듯한 시조이다. 정좌수로 나타나는 시적 화자가 맛있는 술이 있다는 성권농의 집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경쾌하고 발랄하게 서술하고 있다. 긴 시간의 여정을 짧은 시조 형식에 이렇게 경쾌하게 압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철의 문학적 역량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으며, 술과 벗을 좋아하는 지은이의 풍류와 멋스러움이 토속적인 농촌의 정취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전편을 통해 생동감이 넘쳐 흐르며, 우리말을 자유자재로 멋스럽게 구사하는 송강의 언어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라 하겠다.
- 재 너머 성권롱 집에 술이 익었다는 말을 듣고 흥겨움에 누워 있는 소를 발로 차서 성급히 달려가는 모습에서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로서의 모습을 엿볼 수 있고, 지은이의 행동에서 해학적인 면이 보이는데, 특별히 이 시조의 특징은 시상의 과감한 생략이 돋보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