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문학의 특성
(2) 문학과 삶
- 문학은 다양한 삶의 모습을 언어를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우리는 문학을 통해 우리 인간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접해 볼 수 있고, 또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춘향전」을 읽으면서 조선 시대의 엄격한 신분 사회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죽음을 무릅쓰고 절개를 지키는 춘향이의 행동에 공감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꺼삐딴 리」라는 소설을 읽고는 사회의 변화에 카멜레온처럼 민감하게 변신하며 살아가는 한 인간을 접하게 된다.
- 문학은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고 있는 이 현실 사회에서 무엇이 문제이며,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문학이 다루는 문제 상황은 그 당대만의 특수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느 시대에나 인간의 삶에서 늘 부딪히게 되는 항구적이고 보편적인 것일 수도 있다. 특정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 나타난 삶의 모습이 오늘날과 달라도 지금의 독자에게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은 인간 보편의 현실적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 흔히 문학을 개연성 있는 허구라고 한다. 이것은 문학 작품에서 다루는 세계가 작가가 꾸며 낸 세계이지만 실제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세계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학은 한편으로는 현실을 모방하고, 또 한편으로는 현실을 창조한다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실제보다도 더 뚜렷하고 질서 있게 삶의 모습을 비춘다는 점에서 문학은 인생의 진실을 기록하는 거울이라고도 할 수 있다.
■ 다음 작품을 읽고, 아래의 활동을 해 보자.
간난이 할아버지는 여웃골에서 강아지를 본 뒤부터는 한층 조심해서, 누가 눈치채지 못하게 나무하러 가서는 이 강아지를 보는 게 한 재미였다. 사람이 먹기에도 부족한 보리범벅이었으나, 그 부스러기를 집안 사람 몰래 가져다 주기도 했다. 아주 강아지가 밥을 먹게쯤 됐을 때, 간난이 할아버지는 집안 사람들 보고 아무 곳 아무개한테서 얻어오는 것이라 하며 강아지 한 마리를 안고 내려 왔다. 한동네 곱단이네도 어디서 얻어 준다고 하고 한 마리 안아다 주었다. 그리고 여웃골에서 그냥 갈 수 있는 절골 사는 아무개네도 한 마리, 세젯골 사는 아무개네도 한 마리, 이렇게 한 마리씩 다섯 마리를 다 안아다 주었다. - 황순원, 「목넘이 마을의 개」에서 |
(1) 이 작품의 내용과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가?
-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문학이 개연성 있는 허구의 성격을 띠게 된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활동이다. 물론 인용된 작품의 내용과 같은 일들은 실제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일어날 수 있는가 없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의 소재들이 있을 수 있는 일들을 허구화한 점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정답 : 물론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2) 작가가 이와 같은 이야기를 통해서 형상화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문학이 현실 세계를 재구성하여 허구화함으로써 전달하려는 바가 무엇인가를 직접 생각해 볼 기회를 갖기 위한 활동이다. 우선 학생들로 하여금 교과서에 수록된 부분의 내용을 바탕으로 알아낸 바를 정리해 보게 한 다음, 교사가 작품의 전체 줄거리를 소개해 주고 작가의 의도라든지 역사적 상황과 관련하여 심층적인 주제 의식을 설명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답 : 1. 개(강아지)의 강인한 생명력 2. 우리 민족의 강인한 생명력
■ 이 단원에서는 「역마(驛馬)」를 학습하게 된다. 이 작품을 통해, 세계에 대한 주체의 대응 방식이 문학을 통해 어떻게 드러나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 작품 분석 : 01 역마(驛馬) - 김동리(金東里)
- 한국인의 운명관에 입각한 전통 사회의 질서를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인간과 세계의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우리의 삶을 이해해 보자.
이전 줄거리 과거 남사당 패의 우두머리가 경남 하동의 화개 장터에서 주막집 홀어미와 하룻밤의 인연을 맺는다. 어머니에게서 주막을 물려받은 옥화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 성기의 타고난 역마살을 없애기 위해 쌍계사에 보내 생활하게 하고 장날에만 집에 와 있게 한다. 한편 남사당패의 우두머리는 체장수가 되어 전라도 지방을 떠돌다가 40여 년 만에야 어린 딸 계연을 데리고 이 주막에 들른다. 옛 주막집에서는 그 홀어미 대신 딸 옥화가 환대한다. 체장수 영감은 딸 계연을 주막에 맡기고 장삿길을 떠난다. 옥화는 계연을 성기와 결혼시켜 역마살을 막아 보려는 심정에서 성기와 계연이 가깝게 지내도록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계연의 귓바퀴에 난 사마귀를 보고 놀란 옥화는 계연이 자신의 동생일지 모른다는 예감이 들어 두 사람이 가까이하지 못하게 한다. 체장수 영감이 돌아옴으로써 옥화의 예감은 맞게 되고, 옥화와 계연이 이복 자매임이 밝혀지게 된다. 그 일이 있은 후 계연은 체장수를 따라 아버지의 고향인 여수로 떠나고, 성기는 실연의 아픔을 이기지 못하여 앓아 눕게 된다. |
<전략> 성기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게 된 것은 이듬해 우수(雨水 : 이십사절기의 하나. 입춘(立春)과 경칩(驚蟄) 사이에 들며, 양력 2월 18일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330도인 때에 해당한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 '북' 우수와 경칩을 지나면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짐을 이르는 말), 경칩(驚蟄 : 이십사절기의 하나. 우수(雨水)와 춘분(春分) 사이에 들며, 양력 3월 5일경이다. 겨울잠을 자던 벌레, 개구리 따위가 깨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시기이다)도 다 지나 청명(淸明) 무렵 비가 질금거리는(액체가 조금씩 새어 흐르거나 쏟아지다가 그칠) 때였다. 주막 앞에 늘어선 버들가지는 다시 실같이 늘어지고 살구, 복숭아, 진달래들이 골목 사이로, 산기슭으로 울긋불긋 피고 지고 하는 날이었다. →시간의 경과를 나타냄 - 낭만적인 화려체의 문장이 보임
아들의 미음 상을 차려 들고 들어온 옥화는 성기가 미음 그릇 비우는 것을 본 뒤, 이렇게 물었다.
“아직도 너, 함경도 쪽으로 가 보고 싶냐?” →성기의 아버지가 강원도 쪽에서 살고 있음
“…….”
성기는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여기서 장가들어 살겠냐?”
“…….”
성기는 역시 고개를 돌렸다. →삶에 대한 의욕 상실
그 해 아직 봄이 오기 전, 보는 사람마다 성기의 회춘(기복을 회복함)을 거진 다 단념하곤 하였을 때, 옥화는 이왕 죽고 말 것이라면, 어미의 심정이나 알고 가라고, 그래 그 체장수 영감(중요 사건의 주요 원인을 제공하는 인물)은 서른여섯 해 전 남사당을 꾸며 와 이 화개 장터에 하룻밤(옥화 어머니와 하룻밤을 관계를 맺음)을 놀고 갔다는 자기의 아버지임에 틀림이 없었다는 것과, 계연은 그 왼쪽 귓바퀴 위의 사마귀로 보아 자기의 동생임이 분명하더라는 것을, 통정(通情 : 통사정. 자기 사정을 남에게 털어 놓고 말함)하노라면서, 자기의 왼쪽 귓바퀴 위의 검정 사마귀(옥화와 계연이 이복 자매라는 증거임)까지를 그에게 보여 주었다. →(그 체장수 영감은 서른여섯 해 전 남사당을 꾸며 와 이 화개 장터에 하룻밤을 놀고 갔다는 자기의 아버지임에 틀림이 없었다는 것과, 계연은 그 왼쪽 귓바퀴 위의 사마귀로 보아 자기의 동생임이 분명하더라는 것을, 통정(通情)하노라면서, 자기의 왼쪽 귓바퀴 위의 검정 사마귀까지를 그에게 보여 주었다. : 사건을 요약적으로 제시하여 필연성을 가지는 부분으로 운명의 비극성을 보여 주고 있다. '운명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음)
“나도 처음부터 영감(옥화의 아버지인 체장수 영감)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섬짓하긴 했다. 그렇지만 설마했지. 그렇게 남의 간을 뒤집어 놀 줄이야 알았나. →체장수 영감과 계연의 정체가 드러난 것 하도 아슬해서 이튿날 악양으로 가 명도(明圖 : ① 무당이 수호신으로 삼고 위하는 청동 거울. ② 태주, 마마를 앓다가 죽은 어린 계집아이 귀신. ②의 태주가 지핀 사람, 즉 점쟁이를 말함)까지 불러 봤드니, 요것도 남의 속을 빤히 드려다보는드키 재출대는구나. 차라리 망신을 했지.” →(자신이 찾아간) 명도가 마치 나의 속을 뻔히 들여다보듯이(자신이 예상했던 대로, 즉 계연이 자신의 동생임을) 줄줄 이야기를 늘어놓는구나. 도리어 망신을 당한 셈이 되고 말았지.)
옥화는 잠깐 말을 그쳤다. 성기는 두 눈에 불을 켠 듯한 형형(炯炯 : 광선이나 광채가 반짝반짝 빛나면서 밝은 모양)한 광채를 띠고(어머니의 이야기에 대한 성기의 심리를 간접적으로 보여줌) 그 어머니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차라리 몰랐으면 또 모르지만 한번 알고 나서야 인륜(옥희와 계연이 이복자매라는 것과 관련됨)이 있는데 어쩌겠냐.”
그리고 부디 에미 야속타고나 생각지 말라고, 옥화는 아들의 뼈만 남은 손을 잡고서 눈물을 떨어뜨렸다. 옥화의 이 마지막 하직같이 하는 통정 이야기에 의외로도 성기는 도로 힘을 얻은 모양이었다. 그 불타는 듯한 형형한 두 눈으로 천장을 한참 바라보고 있던(자신의 운명을 직시하는 모습) 성기는 무슨 새로운 결심(어머니와의 하직)이나 하듯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있었다. → 성기가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길을 떠날 결심을 하고 있음을 암시.
아버지를 찾아 함경도 쪽으로 가 볼 생각도 없다, 집에서 장가들어 살림을 할 생각도 없다, 하는 아들에게, 그러나 옥화는 전과 같이 이제 고지식한 미련(역마살이 낀 아들을 붙잡아 두고 있으려는 생각)을 두는 것도 아니었다. →전과 같이 고지식한 미련 : 역마살이 낀 아들을 붙잡아 두고 있으려는 생각. 절에 보낸다거나 결혼을 시켜 정착시키려 했으나 결국 실패하였다.
“그럼 어쩔라냐? 너 졸 대로 해라.”
“…….”
성기는 아무런 말도 없이 도로 자리에 드러누워 버렸다.
그러고 나서 한 달포(한 달 이상이 되는 동안)나 넘어 지난 뒤였다.
성기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 산나물이 화갯골에서 연달아 자꾸 내려오는 이른 여름의 어느 장날 아침이었다. 두릅회에 막걸리 한 사발을 쭉 들이키고(성기의 몸이 회복되었음을 알려줌) 난 성기는 그 어머니에게,
“어머니, 나 엿판(길을 떠나려는 성기의 의지가 나타난 소재) 하나만 맞춰 주.” →성기가 방랑하는 삶을 선택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역마살의 사주가 실현됨을 의미
하였다.
“…….”
옥화는 갑자기 무엇으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이 성기의 얼굴을 뻔히 바라보고 있었다.
→ 역마살이 낀 성기가 결국은 자신의 곁을 떠나려는 결심을 하자 모든 미련을 버렸음에도 충격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옥화의 체념과 성기의 결심
그런 지도 다시 한 보름이 지나, 뻐꾸기는 또다시 산울림처럼 유창하게 울고, 늘어진 버들가지엔 햇빛이 젖어 흐르는 아침이었다. 새벽녘에 잠깐 가는비가 지나가고, 날은 다시 유달리 맑게 갠 화개 장터 갈림길(역마살이 낀 성기의 정처 없는 삶 암시) 위에서 성기는 그 어머니와 하직을 하고 있었다. 갈아입은 옥양목 고의((袴衣) : 여름에 입는 남자의 홑바지) 적삼에 명주 수건까지 머리에 동여매고 난 성기는 새로 맞춘 새하얀 나무 엿판을 걸빵[멜빵. 질빵]해서 느직하게 엉덩이 즈음에다 걸고 있었다. 윗목판에는 새하얀 가락엿이 반 넘어 들어 있었고, 아랫목판에는 팔다 남은 이야기책 몇 권(성기의 옛직업은 책장수)과 간단한 방물(여자에게 소용되는 화장품, 바느질 그릇. 패물 따위)이 좀 들어 있었다.
그의 발 앞에는 물과 함께 갈리어 길도 세 갈래로 나 있었으나(헤어짐과 방랑의 운명성), 화갯골 쪽엔 처음부터 등을 지고 있었다. 동남으로 난 길은 하동, 서남으로 난 길이 구례, 작년 이맘때도 지나 그녀가 울음 섞인 하직을 남기고 체장수 영감과 함께 넘어간 산모퉁이 고갯길은 퍼붓는 햇볕 속에 지금도 환히 장터 위를 굽이 돌아 구례 쪽을 향했으나, 성기는 한참 뒤 몸을 돌렸다(계연에 대한 미련이 조금 남아 있음을 암시). 그리하여 그의 발은 구례 쪽을 등지고 하동 쪽을 향해 천천히 옮겨졌다. →성기가 계연 일행과 반대 방향으로 길을 잡음으로써 계연을 완전히 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겨 놓을수록 그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져서, 멀리 버드나무 사이에서 그의 뒷모양을 바라보고 서 있을 그의 어머니의 주막이 그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갈 무렵이 되어서는 육자배기 가락으로 제법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가고 있는 것이었다. →(육자배기 가락으로 제법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 성기는 엿장수가 되어 자신의 운명(역마살)에 따라 떠돌아다니게 된다. 애써 운명과 맞서 싸우려 하였으나 실패하고, 오히려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사는 것이 구원받는 길이다.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데 따른 홀가분함으로 흥이 날 수밖에 없다. 생의 구경적(究竟的 : 가장 지극한 깨달음.) 의미를 추구하는 작자의 의식이 잘 암시되어 있다.)
․우수(雨水) : 24절기의 하나로, 2월 18일 경.
․경칩(驚蟄) : 24절기의 하나로, 3월 5일 경.
․청명(淸明) : 24절기의 하나로, 양력 4월 5, 6일 경.
․질금거릴 : 액체가 조금씩 새어 흐르거나 쏟아지다가 그칠.
․남사당 : 떠돌아다니면서 소리나 춤을 팔며 노는 사내. 또는 그 집단.
․통정 : ‘통사정’의 준말. 자기의 딱한 사정을 남에게 털어놓고 말함.
․명도 : 태주가 지핀 사람, 즉 점쟁이를 말함. ‘태주’는 마마를 앓다가 죽은 어린 계집아이의 귀신.
․재줄대는구나 : 재잘거리는구나.
․형형한 : (광선이나 광채가) 반짝반짝 빛나는.
․달포 : 한 달 이상이 되는 동안.
․두릅회 : 두릅나무의 어린 순을 데쳐, 초고추장 같은 데에 찍어 먹는 음식.
․건드러지게 : 예쁘고 멋들어지게 가늘고 부드럽게.
․걸빵 : 짐을 어깨에 걸어 매는 끈. 멜빵. 질빵.
․방물 : 여자에게 필요한 화장품, 바느질 기구, 패물 따위.
․육자배기 : 전라도의 대표적인 민요의 하나. 곡조가 굴곡이 많고 높낮이 차이가 많으며, 진양조 장단임.
◐참고
○ 살(煞) : 사람이나 물건을 해친다는 귀신의 독기. 구체적 실체는 없으나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인간에게 발생하는 병․사건․관계 등이 모두 ‘살’로 인한 것이라고 믿어 왔으며, 이 살을 예방하기 위해 살풀이굿이 행해져 왔다. 그러므로 살은 민간 신앙의 신(神) 관념을 확인하게 하는 중요한 자료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역마살은 한 곳에 안주하지 못하고 늘 분주하게 멀리 돌아다녀야 하는 액운을 가리킨다.
▣ 친해지기
1. 옥화가 계연으로 하여금 성기의 곁을 떠나게 한 이유는 무엇인가?
- 지도방법 : 이 활동은 학생들이 작품의 개략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의 핵심적인 갈등 요소를 이해하고 있는가를 확인해 봄으로써 작품과 친해지도록 선정된 활동이다. 특히 성기와 계연이 서로 좋아하게 되기를 바라며 두 사람이 가까워지도록 노력했던 옥화가 왜 갑자기 둘 사이를 떼어놓게 되었는지 합당한 이유를 제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정답 : 계연이 자신의 이복 동생이었기 때문에(계연이 성기의 이복 이모였기 때문에)
▶꼼꼼히 읽기
동양적이며 한국적인 운명관의 하나인 역마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하룻저녁 놀다 간 남사당패에게서 옥화를 낳은 할머니, 떠돌이 중으로부터 성기를 낳게 된 옥화, 마침내 엿목판을 메고 유랑의 길에 오르는 성기 등 이들 가족은 인연의 묘리와 비극적인 운명의 사슬에 매여 있는 토착적 한국인의 의식 세계를 그대로 보여 준다. 김동리의 전통 지향적인 의식을 나타낸 초기 대표작이다. |
1. 성기가 엿장수로 길을 떠나기로 결심하게 된 이유를 추리해 보자.
-지도방법 : 이 활동은 소설의 주인공이 선택한 갈등의 해소 방법을 통해 작품의 주제 의식을 추출해 보는 활동이다. 특히 소설에서 주제는 갈등의 해소 과정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는 점을 학생들 스스로 이해하게 한다. 원래 성기는 역마살을 타고났으므로 언젠가는 길을 떠나야 한다. 역마살을 피해 보려고 노력해 보았으나 계연과의 사랑을 이룰 수 없게 되자. 결국은 운명에 순응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정답 : 자신이 운명적으로 역마살을 타고났으며 그 운명을 거부하지 않고 따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0*2. 이 작품의 결말 부분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갈래 길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사건의 전개 과정에 비추어 볼 때, 각각의 길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보자.
화갯골(성기가 살아 온 곳)
구례(계연이 떠난 곳)
하동(성기가 떠난 길)
▶'역마'에 나타난 운명의 의미 :
- ‘역마는 운명에 의해 사회의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변두리 인간으로 살아가게 되는 인간을 그리고 있다. 옥화나 그의 아버지인 체장수 모두 운명적으로 변두리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이에 옥화는 자신의 아들인 성기가 역마살을 타고나서 변두리 인간으로 살아가게 되자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그러나 성기는 운명적으로 집을 떠나 살아가게 되고 그는 집을 떠나는 순간 희열을 느끼게 된다. 모친과의 정상적인 삶에서 고뇌를 느끼고 심적인 갈등을 겪던 그가 엿판을 매고 고향을 떠나면서 어머니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 성기는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운명에 따라 살아갈 때 행복을 느낀다는 인식. 이것이 이 작품이 보여주는 의미이며 작가가 생각한 구경적[(究竟的) : 가장 지극한 깨달음] 생에 대한 인식인 것이다.
▶정답 :
- 화갯골로 난 길 : 지금까지 성기가 살아왔던 곳으로 향한 길이다. 화갯골로 난 길은 ‘과거의 삶을 의미한다.
- 구례로 난 길 : 계연이 떠나간 길이다. 만약 성기가 구례 쪽의 길을 택한다면 그것은 계연을 따라가기 위한 것이므로, 구례 쪽으로 난 길은 ‘운명을 거역하는 삶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 하동으로 난 길 : 성기는 화갯골에서 나와 하동을 향하게 된다. 따라서 하동 쪽으로 난 길은 운명에 순응하며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게 될 주인공의 삶을 의미하는 것이다.
▣ 탐구 / 인간과 세계의 갈등
문학 작품, 특히 소설은 인간과 세계(상황, 운명 등)의 갈등을 주요한 소재로 다루게 된다. 인간의 의지나 욕망이 그를 둘러싼 세계의 규범과 충돌하게 되면, 인간과 세계가 대결을 벌이게 되는데, 이 대결은 인간의 승리로 끝나게 되기도 하고, 세계의 승리로 끝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홍길동전」의 ‘홍길동’은 세계와 대결하여 승리를 거둔 인물로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운수 좋은 날」의 주인공인 인력거꾼 ‘김 첨지’는 패배한 인물에 해당한다. |
- 지도방법 : ‘인간과 세계의 갈등과 대립은 소설과 희곡의 본질을 구성하는 중요한 특성이다. 가급적 학생들에게 익숙한 작품들을 예로 들어 인간과 세계의 갈등 구조를 설명한다. 특히 역마에서 주인공 성기가 택한 방법을 중심으로 인간과 세계의 갈등이 어떻게 해소되는지에 주목하여 교수 학습한다.
◐ 소설의 성격 : 인물(자아)과 세계(상황, 현실)의 갈등을 다룸. 인물이 부조리한 세계와 화해하지 않고, 참된 가치를 추구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인물과 세계는 대결할 수밖에 없다.
◐ 대결의 결과
- 인물이 승리하는 경우 : 고전 소설이 대부분 인물의 승리로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홍길동전’의 홍길동은 적서 차별의 모순된 현실과 맞서 싸워 율도국이라는 이상 국가를 건설한다.
‘춘향전’의 성춘향은 부당한 권력(변학도)과 맞서 싸워 절개를 지키고 사랑을 쟁취한다.
- 세계가 승리하는 경우 : 현대소설, 특히 사실주의 계열의 소설에서 세계가 승리를 거두게 되고, 인물은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운수 좋은 날’의 주인공 김 첨지는 열심히 살아 보려고 애쓰지만 결국 아내는 죽고 만다.
‘붉은 산(조국)’의 주인공 익호는 악덕 중국인 지주와 맞서다가 죽고 만다.
3. ‘이전 줄거리’를 참고하여, 옥화가 세계(운명)와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 지도방법 : 이 활동은 문학 작품이 인간과 세계의 대결을 다룬다는 점을 학생들 스스로 확인해 보게 하는 활동이다. 학생들은 이 활동을 통해서 인간의 삶은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며, 우리는 문학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다른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들여다보고, 인생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특히 한 걸음 더 나아가 주어진 운명에 무조건 순응하기보다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인간다운 삶의 모습이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강조해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또한 학생들의 대답을 일반화시키면 '종교(쌍계사)나 제도(결혼)'라고도 답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답 : 옥화는 성기가 역마살을 타고났음을 알게 되자. 성기의 역마살을 없애기 위해 절에 보낸다. 또 계연과의 결혼을 성사시켜서 자기 곁에 살게 하려고 노력한다.
4. 인간과 세계의 대결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 작품은 어떤 결말을 맺고 있는지 말해 보자.
-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작품의 주인공이 세계와의 대결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했는가 패배했는가를 확인해 보는 활동이다. 갈등의 해소 과정에서 작가의 주제 의식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꼼꼼히 읽기' 1번 활동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 유의한다. 또한 단순히 승리냐 패배냐의 양자택일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제3의 답도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며, 바로 그 점에서 운명에 순응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일 수 있다는 한국적 운명관을 이해하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
▶정답 :
- 주인공은 세계(운명)와의 대결에서 결국 패배하고 만다.
- 운명에 순응한 것으로, 인간과 세계가 화해한 것이다.
▣ 시야 넓히기
※ 다음 시를 바탕으로, 「역마」에 등장하는 ‘장터’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 보자.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 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 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 신경림, 「목계 장터」 |
- 지도 방법 : 교과서에 ‘'역마'의 전문(全文)을 수록하지 못하였으므로 학생들이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장터의 의미를 선명히 파악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따라서 유사한 상황을 다루고 있는 짤막한 시를 바탕으로 장터의 의미를 유추해 보도록 해야한다. ‘목계 장터에서 화자는 장터에 서서 방물 장수로서 유랑의 삶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구차스럽지만 정착해서 살아갈 것인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경 정착 생활이 중심이 되었던 전통 사회에서 5일마다 장이 서는‘장터가 왜 떠돌이들의 집결지가 되는지를 생각해 보도록 한다.
▶정답 : '역마'의 배경은 전라도와 경상도의 접경으로 온갖 장사꾼들이 왕래하는 화개 장터이다. 길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지내는 장돌뱅이들이 거쳐가는 장터는 역마살이 낀 인간들의 집결지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시 '목계 장터'의 목계 나루도 '화개장터'와 같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 시어이다.
▶'역마'의 배경 :
- 이 작품의 지리적 배경은 전라 경상의 경계지로서 온갖 장사꾼들이 지나다니는 화개 장터로 되어있다. 이러한 배경의 설정은 장터가 지니는 내포적 의미에 의해 작품의 전체를 이끄는 조건이 되고 있다. 온갖 장돌뱅이가 거쳐가는 이곳은 어쩌면 역마살이 낀 인간군들의 집결지이다. 옥화는 이러한 곳에서 주막을 하고 있고 따라서 그의 아들은 역마살이 낄 소지가 다분하다. 그리고 화개장의 북쪽에는 쌍계사가 있다. 역마살을 제거하기 위해 아들을 보낼 곳인 절이 옆에 있음은 작품의 전체 구도상 적절한 것으로 파악된다. 체장수와 옥화와 계연, 그리고 성기가 맺고 있는 혈연 관계는 화개장이라는 지리적 상황에 의해 그 개연성을 얻는 것으로 이해된다.
▣ 신경림의 '목계장터’ 해설
- 목계 나루에서 방랑과 정착의 갈림길에 서 있는 민중들과 시적 화자의 갈등을 진솔하게 표현한 시다. 전체적으로 방랑과 정착의 이미지가 교차되어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강’, 구름’, 바람’등으로 표상되는 떠남의 이미지와, 산’, 들꽃’, 잔돌로 표상되는 정착의 이미지는 떠돌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그 시대 민중들과 시인 자신의 운명을 은근히 암시한 것이다.
* 어조 : 삶의 애환을 차분한 어조로 노래함
* 심상 : 감각적. 상징적
* 성격 : 향토적. 비유적, 관념적
* 표현 : 3.4조의 4음보의 가락 바탕. '하고', '하네', '라네' 등의 어미 반복적 활용으로 생동감 있게 시상 전개하고, 이미지를 서로 대비하고 있다.
떠남 : 강, 구름, 바람, 나루
정착 : 산, 들꽃, 잔돌, 토방 툇마루
* 구성 : 수미 쌍관의 기법으로 안정된 구조를 형성
1~4행 : 하늘과 땅은 나에게 구름 바람이 되라고 함. - 방랑의 운명(떠남)
5~7행 : 하늘과 땅은 나에게 방물장수가 되라고 함. - 떠돌이의 삶(떠남)
8~11행 : 산과 강은 나에게 들꽃 잔돌이 되라고 함. - 나약한 민중의 삶(정착)
12~14행 : 산과 강은 나에게 떠돌이가 되라고 함. - 삶의 애환과 비애(떠남)
15~16행 : 하늘과 산은 나에게 바람 잔돌이 되라고 함. - 떠남과 정착의 갈등
* 제재 : 민중들의 삶, 떠돌이로서의 삶
* 주제 : 삶의 갈등과 그 극복 의지, 방랑과 정착의 상황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 떠돌이 삶의 애환과 갈등
* 특징 : 대조적 이미지를 통해 주제를 드러내고 있고, 일상어 토속어를 구사하여 민중의 삶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으며, 4음보 율격을 주로 사용하여 전통적인 민요조의 리듬이 느껴지고, 1, 2행, 8, 9행, 15, 16행이 각각 대구를 이루어 리듬감을 형성하고 있고, 어미에 규칙적으로 '오/우', '에/애' 음을 배치하여 각운을 느끼게 한다. 또한, - 1, 2행과 8, 9행을 변형해 반복한 것으로, 이를 통해 시적 안정감을 얻고 있다
▣ 표현하기
※ 다음은 이 작품의 끝 부분에서 성기가 불렀다는 ‘육자배기’의 가사이다. 아래의 조건에 따라, 성기의 입장에서 자신의 심정을 잘 드러내는 가사를 덧붙여 보자.
산이로구나 헤 ― 내 정은 청산이요 임의 정은 녹수로구나. 청산이야 변할 리가 있겠느냐. 아마도 녹수가 청산을 못 잊어, 빙빙 안고만 도는구나. |
-지도방법 : 이 활동은 작품 전체의 내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학 작품을 실제로 창작해 봄으로써 문학 가치를 내면화하기 위한 활동이다. 교과서에 제시된 조건에 따라 학생들을 몇 개의 모둠으로 나누고 내용을 협의하도록 하여 모둠별로 발표하도록 지도한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스스로 창작의 기쁨을 느껴 보도록 하는 것이므로, 가급적 긍정적인 평가나 격려의 조언을 해 주도록 한다.
▶예시 답안 :
물이로구나 헤
나는 이 길로 임은 저 길로
어차피 인생은 엇갈린 길인 것을
차라리 하늘을 이불 삼아
이슬 맞고 살아가려네. - (출처 : 김윤식 외 4인 공저 '문학교과서')
◐ 육자배기 :
- 전라도의 대표적인 민요. 〈보렴〉·〈화초사거리〉·〈흥타령〉·〈개구리타령〉·〈새타령〉·〈성주풀이〉 등과 함께 남도잡가(南道雜歌) 또는 남도선소리에 포함된다. 〈육자배기〉는 6박의 느리고 긴 육자배기 뒤에 3박의 자진 육자배기를 잇대어 부른다.
- 통속(通俗) 민요창자가 부를 때에는 느린 부분을 진양조에, 자진 부분을 세마치에 맞춘다. 먼저 제창으로 ‘구나에∼’를 두 장단 부른 뒤 독창으로 소리하고, 다시 제창으로 ‘구나에∼’를 한 장단 부른다. 이처럼 제창으로 받는 소리가 독창의 메기는 소리에 비하여 짧은 것은 다른 곡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드문 예이다.
- 형식은 처음 두 장단의 제창을 제외하고, 독창 부분은 네 장단 단위의 구(句)가 셋이 모여서 이루어졌다. 자진부분은 처음 제창으로 ‘구나에야’를 한 장단 부른 뒤 계속하여 의미없는 입타령으로 네 장단짜리 구를 두 귀 부른다.
- 그런 다음 독창으로 네 장단짜리 3구를 부르는데, 마지막 구는 끝에 제창으로 ‘구나에야’를 불러서 네 장단을 만들어준다. ‘구나에야’의 받는 부분이 메기는 부분에서 독립된 것이 아니라, 사설내용으로나 음악적으로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음계의 특징은 남도 특유의 꺾는 목, 평으로 내는 목, 떠는 목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