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억나는

[본문스크랩] (1) 문학의 기능 -기탄잘리(타고르)

by 심자한 2010. 3. 7.

>

02. 문학의 기능과 가치


(1) 문학의 기능

02 기탄잘리    -    타고르(Tagore)


* 인도의 시성(詩聖)으로 추앙되는 타고르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을 통해 문학이 개인의 삶을 고양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해 보자.


1

당신께서 나를 무한하게 만드셨습니다. 이것이 당신의 즐거움이십니다. 이 연약한 그릇을 당신은 비우시고, 또 비우셨습니다. 그리고는 새 생명으로 자꾸 채워 가셨습니다.

이 작은 갈대 피리를 당신은 언덕과 골짜기를 넘어서 가져오시고, 그리고 영원히 새로운 곡조를 불어넣으셨습니다.

당신의 성스러운 손이 닿자, 내 작은 가슴은 기쁨 때문에 분수를 잊어버리고 형용할 수 없는 말을 지껄입니다.

당신의 끝없는 선물은 내 작은 손으로만 주어집니다. 세월이 흘러도, 당신은 그냥 부어 주십니다. 그러나 아직도 채워야 할 자리는 있습니다.


2

당신이 내게 노래를 부르라고 하신다면, 내 가슴은 자랑스러워서 터질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얼굴을 쳐다보고, 눈물이 고입니다.

내 생활 속의 모든 거칠고 산란한 것들이 한 개 아름다운 조화로 용해될 것이며 나의 흠모하는 마음은 즐거운 새가 바다를 건너 날으듯이, 날개를 펼 것입니다.

내 노래에 당신이 즐거움을 느끼실 것을 알고 있습니다. 노래하는 사람으로서만, 내가 당신 앞에 나타난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내 노래의 널리 퍼진 날개 끝으로, 내가 감히 도달하리라고 바랄 수 없었던 당신의 발에 부딪칠 것입니다.

노래의 기쁨에 도취하여 나는 정신을 잃고, 나의 주님이신 당신을 친구라고 부를 것입니다.

<조용만 옮김>


* 기탄잘리(Gitanjali) : 신(神)에게 바치는 송가(頌歌). 즉, 자신이 갈망하는 피안(彼岸)의 임을 현세에서 그리며 기도하고 구도(求道)하는 성자의 송가를 뜻함.

* 당신 : 신. 절대자. 인도의 범신론적(汎神論的) 신을 뜻함.

* 이 연약한 ~ 또 비우셨습니다. : 쉽게 악에 물들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을 깨끗하게 비워 주셨습니다.

* 당신의 끝없는 선물 : 인간이 본래 지닌 마음의 그릇을 비우시고 새로운 생명과 찬미의 노래를 채우게 하시는 신의 선물.

* 나의 흠모하는 ~ 건너 날으듯이 : 인간으로서의 이 몸 속에서 일어나는 신에 대한 존경의 마음은 마치 새가 즐거워 몸을 흔들며 바다를 건너 나는 듯이.


참고

○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1861~1941) : 인도의 시인. 철학자. 극작가. 작곡가. 벵골 어로 작품을 발표하는 동시에 스스로 작품의 대부분을 영역(英譯)하였고, 산문․희곡․평론 등에도 문재(文才)를 발휘하여 인도의 각성을 촉구하였다. 1909년에는 시집 󰡔기탄잘리󰡕를 펴냈고, 191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 요점 정리


* 작자 : 타고르 라빈드라나드(Tagore, Rabindranath 1861-1941)

* 갈래 : 산문시. 서정시, 자유시, 찬송시

* 율격 : 내재율

* 성격 : 동양적. 관조적. 신비적. 명상적, 예찬적

* 심상 : 비유적, 상징적

* 어조 : 경건함과 겸허함을 보이는 경어체의 어조

* 표현 : 명상적 서정. 아름다운 리듬과 음영(陰影)이 풍부한 평이한 언어 사용

* 구성 : 103편으로 된 장시(長詩)


1편(임을 향한 부단한 찬송)

     1행   영원한 생명의 원천인 임1[기]

     2행   영원한 생명의 원천인 임2[승]

     3행   임과의 만남에서 오는 환희[전]

     4행   임의 영원한 사랑[결]


2편(임을 향한 부단한 찬송)

     1,2행  임에 대한 찬송의 환희[기]

     3,4행  임에 대한 부단한 찬송[서]

     5행   내 주(主)이신 임[결]


41편(임을 향한 간절한 기다림)

     1행   기다림의 시작[기]

     2,3행 기다림의 고통[승]

     4행   꿈(만남의 환희)[전]

     5행   간절한 기다림[결]


* 주제 : 절대자에 대한 끊임없는 기원과 찬미

* 출전 : <타고르 시선>


▣ 작품 개관 :


(1) 작품 선정의 취지

 이 작품은 문학이 개인적 삶의 질을 고양시키는 기능을 한다는 점을 학생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선정된 작품이다. 앞에서 학습한 농가월령가를 통해 문학이 지니고 있는, 공동체를 통합시키는 기능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것과 아울러, 문학의 기능을 실제 작품을 통해 직접 확인해 봄으로써 문학의 본질적 특성을 이해하도록 하려는 의도를 바탕으로 교수 학습 활동을 전개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기탄잘리는 개인의 정서 표현을 중심으로 한 서정시이므로, 문학이 개인의 사람의 질을 고양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에 적절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 제시된 여러 가지 학습 활동을 하는 가운데, 학생들은 문학이 인식적, 윤리적, 미적 측면에서 개인의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2) 지도의 핵심

- 기탄잘리는 나직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경건하고 진지하게 대상을 예찬한 시다. 물론 인도의 종교 문화와 우리나라의 그것이 다르기에 이 작품의 내용을 완벽히 소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나 어조 등을 통해 화자가 대상을 예찬하는 자세에서 작품의 아름다움을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으리라고 본다.


 특히 학습 활동을 통해 내용을 감상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문학의 기능이라는 것이 시대나 나라를 뛰어넘어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으로 항구적인 성격도 지니고 있다는 점을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 친해지기


※ 분위기와 어조를 살려 이 시를 낭송해 보자.


꼼꼼히 읽기


평이한 시어와 경건한 어조로 신을 찬미한 산문시이다. 이 시에 등장하는 ‘당신’은 신(神)을 가리키는 것으로, 고대 인도의 성전(聖典)인 ‘우파니샤드’에 근거한 범신론적 개념의 신이다. 작가는 우주의 구석구석에서 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의 체취를 느끼면서, 이 세상의 모든 생명과 아름다움이 신의 사랑의 소산이며 선물이라는 생각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1. 이 작품에서 ‘당신’은 어떤 존재로 형상화되었는지 생각해 보자.

지도방법 : 이 활동은 문학적 형상화의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활동이다. 우선 학생들에게 작품 속에서 당신의 속성을 언급한 부분들을 찾아보고, 각각의 부분들에서 당신의 속성이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지를 정리해 보도록 지도한다. 다음에는 그 속성들을 귀납적으로 일반화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여, 결론적으로 당신이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해 보도록 유도한다. 문학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단순히 느낌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논리적, 분석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가능한 한 정확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체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 답 : 절대적인 존재[신(神)]


참고 : 절대적인 존재의 의미 무한한 능력을 지닌, 성스러운 존재, 흠모의 대상이 되는 존재, 내가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존재, 나의 주님



2. ‘나의 주님이신 당신을 친구라고 부를 것입니다.’라는 구절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설명해 보자.

지도방법 : 이 활동은 문맥적 의미를 바탕으로 구절의 함축적 의미를 파악해 보게 하는 활동이다. 그 의미를 밝히는 과정에서 주님을 친구로 부른다는 것이 자칫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친구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도록 지도 한다. 특히 그 앞 문장에서 내가 감히 도달하리라고 바랄 수 없었던 당신이라고 표현되었던 당신을 친구로 부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중점적으로 고려하도록 유도한다.


-▶풀이 : 나의 주님이신 당신을 어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더욱 가까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탐구 / 「기탄잘리」와 개인적 삶의 고양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하여 우주 만물에 깃들여 있는, 우주와 동일시되는 범신론적(汎神論的) 개념의 신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다. 그런가 하면 우리 주변의 사물과 이웃을 사랑하며 겸허하게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또 경건하면서도 부드러운 어조로 신을 찬미하는 화자의 모습에서 잔잔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이처럼 문학은 개인의 삶을 고양시키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개인적 삶의 고양


1. 인식적 측면 : 범신론적(汎神論的) 개념의 신의 존재를 알게 된다.

2. 윤리적 측면 : 약한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3. 미적 측면 : 부드럽고 경건한 어조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지도 방법 :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문학 작품은 공동체 통합과 개인적 삶의 질 고양의 두 가지 기능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 다만 작품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그 두 가지 기능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점적으로 드러나 있는가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물론 여기 제시된 ‘기탄잘리’도 모국인 인도에서 공동체 통합의 기능을 훌륭히 수행할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언어나 생활 풍습 들을 비롯한 문화가 인도와 너무 다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러한 기능을 담당한 내용이 쉽게 눈에 띄지 않을 뿐이라는 점을 학생들이 깨닫도록 해야 한다.



3. 이 작품의 아름다움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다음 항목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자.

지도방법 : 이 활동은 문학 작품의 미적 측면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분석적으로 정리해 보는 활동이다. 1번 활동에서처럼 구체적인 근거들을 찾아보고, 그것들을 통해 어조나 태도, 이미지 등의 특성을 귀납적으로 일반화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다만 다양한 답이 가능하므로 교사는 개방적인 태도로 학생들의 발표 내용을 들어 보고, 가급적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자신감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


-▶답

(1) 어조 : 나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어조               

(2) 화자의 태도 : 경건하고 진지하게 대상을 예찬하는 태도           

(3) 이미지 : 작고 가볍고 부드러운 이미지



▣ 시야 넓히기


 다음은 한용운의 「찬송(讚頌)」이라는 시이다. 이 작품과 「기탄잘리」에서 화자가 대상을 대하는 태도상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토의해 보자.


님이여, 당신은 백 번이나 단련한 금(金)결입니다.

뽕나무 뿌리가 산호(珊瑚)가 되도록 천국(天國)의 사랑을 받읍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아침 볕의 첫걸음이여.


님이여, 당신은 의(義)가 무거웁고 황금(黃金)이 가벼운 것을 잘 아십니다.

거지의 거친 밭에 복(福)의 씨를 뿌리옵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옛 오동(梧桐)의 숨은 소리여.


님이여, 당신은 봄과 광명(光明)과 평화(平和)를 좋아하십니다.

약자(弱者)의 가슴에 눈물을 뿌리는 자비(慈悲)의 보살(菩薩)이 되옵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얼음 바다에 봄바람이여.


지도 방법 : 한용운의 ‘찬송’도 대상인 님을 예찬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활동은 유사한 시적 정황(情況)을 다루고 있는 작품들을 비교하여 공통점을 추출해 보도록 함으로써 작품의 미적 측면이라는 것도 많은 작품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라는 것을 확인하도록 하기 위한 활동이다. 화자의 태도는 주로 어조나 분위기 등으로 구체화된다는 점을 학생들도 하여금 깨닫도록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 답 :

  경건하고 진지한 자세로 대상을 예찬하고 있다.

  대상을 믿고 의지하려 한다.


찹고 : 한용운의 찬송 시집 ‘님의 침묵’에 실려 있는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님에 대한 송축과 희구를 주제로 하고 있으며, 동일한 통사 구조의 반복을 통해 음악적 효과와 함께 의미의 점층적 심화를 꾀하고 있다. 찬송의 대상인 ‘님’의 존재는 그 실체를 쉽게 드러내지 않지만, 대체로 조국, 민족, 절대자(부처님), 불교적 진리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만해 한용운의 작품은 타고르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 표현하기


다음 조건에 따라 대상을 예찬하는 시를 지어 보자.


․ 대상은 자기 주변의 인물들 가운데서 선정한다.

․ 대상이 지니고 있는 긍정적 요소를 몇 가지 추출해 본다.

․ 긍정적 요소를 중심으로 대상을 예찬하는 내용을 구성한다.

․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비유나 상징 등의 기법을 활용하여 구체적으로 형상화한다.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문학 작품을 직접 창작해 봄으로써 문학이 개인의 삶의 질을 고양시키는 기능을 지니고 있음을 능동적으로 향유해 보기 위한 활동이다. 시를 짓는다고 하면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쉬운 예를 제시해 주어 부담감을 줄여 주는 방법을 택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정 어려워하면 대상을 구체적인 이미지나 비유를 통해 묘사해 보는 차원으로 과제의 수준을 낮추어도 무방할 것이다.


-▶예시 답안 :  그의 반  -정지용


내 무엇이라 이름하리 그를?

나의 영혼 안의 고운 불,

공손한 이마에 비추는 달,

나의 눈보다 값진 이,

바다에서 솟아 올라 나래 떠는 금성(金星),

쪽빛 하늘에 흰꽃을 달은 고산 식물(高山植物),

나의 가지에 머물지 않고,

나의 나라에서도 멀다.

홀로 어여삐 스스로 한가로워 ― 항상 머언 이,

나는 사랑을 모르노라. 오로지 수그릴 뿐.

때없이 가슴에 두 손이 여미어지며

굽이굽이 돌아 나간 시름의 황혼(黃昏) 길 위 ―

나 ― 바다 이편에 남긴

그의 반임을 고이 지니고 걷노라.  - 정지용 '그의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