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문학의 갈래 구분
문학 작품을 여러 갈래로 구분할 때, 우선 기본 갈래(상위 갈래)와 하위 갈래의 개념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기본 갈래란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나 적용될 수 있도록 가장 보편적인 원리에 의하여 모든 작품들을 3~4갈래로 구분한 것이다. 앞 단원에서 문학의 갈래를 서정, 서사, 극, 교술로 나눈 것은 바로 기본 갈래로 구분한 것이다. 그런데 실제의 문학 작품은 기본 갈래의 형태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지역에 따라 각각 독특한 형태나 형식을 가지고 나타난다. 이처럼 어떤 구체적인 모습을 가지고 나타난 역사적 갈래가 하위 갈래이다. 결국 기본 갈래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개념이지만, 하위 갈래는 민족의 언어와 역사에 밀접하게 연관된다. 따라서 민족 문화의 갈래 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민족어와 민족 문학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과 같다.
우리 문학의 경우, 서정 갈래에는 서정 민요(抒情民謠), 향가(鄕歌), 교려 속요(高麗俗謠), 시조(時調), 대다수의 한시(漢詩), 현대시(現代詩) 등의 하위 갈래가 있다. 서사 갈래에 속하는 하위 갈래로는 서사시(敍事詩), 서사 민요(敍事民謠), 서사 무가(敍事巫歌), 판소리 사설, 설화(說話-신화, 전설, 민담), 고전 소설, 신소설, 현대 소설 등이 있다. 또 극 갈래에는 탈춤[假面劇], 꼭두각시 놀음, 창극(唱劇), 신파극(新派劇), 현대극 등의 하위 갈래가 있다. 우리 문학에서 교술 갈래에 속하는 하위 갈래로는 수필, 악장(樂章), 창가(唱歌), 편지, 일기, 기행문, 설(說), 기(記) 등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학의 갈래들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한다는 점이다. 문학의 갈래는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이 ‘생성→변화→소멸’의 과정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발전해 가는 것이다. 향가(鄕歌)를 예로 들어 보자. 향가는 개인적인 정서를 주관적으로 노래하고 있으므로 서정 갈래에 속한다. 현재 모두 25수가 전해지고 있는 향가는 신라 시대의 지배 계층인 화랑과 승려들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하위 갈래로서, 초기에는 4구체로 지어지다가 나중에는 10구체의 정제된 형식으로 발전하게 된다. 향가는 고려 초기에까지 지어지다가 고려 중기 이후 그 명맥이 끊겼다. 시조(時調) 역시, 서정 갈래라는 기본 갈래가 우리 민족의 경우에 맞도록 고유한 형태로 발전한 하위 갈래이다. 고려 중엽부터 창작되기 시작한 시조는 고려 말에는 이미 완성된 형태의 작품이 출현하였고,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 갈래가 되었다. 3장 6구 12음보의 짜임새를 지닌 평시조로부터 엇시조, 사설시조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특히 개화기를 거치면서 잠시 시조의 명맥이 끊기는 듯하였으나 다시 생명력을 회복하였고, 오늘날에도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으면서 계속 창작되어 한국 문학에서 고전과 현대의 맥을 이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 갈래 구분의 실제
(1) 2분법
① 언어의 형태에 따라
운문 문학 : 언어에 리듬감을 부여하여 정서적, 감성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문학
산문 문학 : 언어에 리듬감이 없는 산문으로 된 문학
② 언어의 전달 방식에 따라
구비 문학 : 문자라는 기록 수단이 발명되기 이전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문학. 특히 여러 사람에 의해 개작되었기 때문에 민족의 보편적 성격이 반영된다.
기록 문학 : 구비 문학을 기록하는 것에서 출발. 본격적인 개인의 창의력이 반영되는 문학
(2) 3분법
① 가장 전통적인 갈래 구분
② 서정, 서사, 극으로 구분
(3) 4분법
① 문학 작품을 자아와 세계와의 대립 구조로 파악하는 방법
② 작품 내적 자아와 작품 내적 세계, 작품 외적 자아와 작품 외적 세계의 개념 설정
③ 서정, 서사, 극, 교술 갈래로 구분
서정 갈래 : 객관적 세계와 작가의 체험이 자아에 의해 흡수되고 정서화된 표현으로, '시'가 대표적이다.
서사 갈래 : 일련의 사건을 객관적으로 서술하여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으로, '소설'이 대표적이다.
극 갈래 : 인간의 행위와 사건의 전개를 눈앞에서 직접 연출해 보이는 것으로, '희곡'이 대표적이다.
교술 갈래 :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을 서술·전달하는 것으로 '수필'이 대표적이다.
(4) 기타 기준에 의한 갈래 구분
① 작품의 창작의 시기에 따라 : 고전 문학, 근대 문학, 현대 문학
② 작품 창작의 목표에 따라 : 순수 문학, 참여 문학
③ 작품의 예술성에 따라 : 순수 문학, 통속문학
3. 갈래의 구분의 필요성
유사한 성격을 가진 작품들을 몇 개의 유형으로 나누어 그 갈래의 특성을 이해하게 되면 개발 작품의 질서와 구조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1) 작가(창작과정) : 표현의 양식이나 방법상의 모형을 제공해 준다.
(2) 독자(수용 과정) : 작품의 본질과 특징에 대한 이해의 바탕과 틀을 제공해 준다.
1. 문학의 상위 갈래와 하위 갈래
(1) 상위갈래(기본 갈래)
1. 모든 문학작품들을 형성 원리와 존재 방식에 따라 커다란 범주로 묶어 놓은 것을 말한다.
2. 대체로 언어의 형태, 언어의 전달 방식 그리고 표현 양식 등을 기준으로 설정하게 된다.
(2) 하위갈래(변종 갈래)
1. 하위 갈래는 상위 갈래가 민족 문학사의 전개 과정에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것을 의미한다.
2. 역사적으로 존재했거나 존재하고 있는 수많은 갈래들을 말한다.
2. 우리문학의 갈래 구분
기본갈래 |
하위갈래 |
서정 갈래 |
고대 가요, 향가, 고려 속요, 시조, 잡가 ,신체시, 현대시, 시정 민요, 대다수의 한시 |
서사 갈래 |
설화, 고전 소설 ,신소설, 현대 소설, 서사 민요, 서사시, 서사 무가, 판소리 사설 |
극 갈래 |
가면극(탈춤), 인형극(꼭두각시놀음), 항극, 신파극, 현대극 |
교술갈래 |
경기체가, 악장, 가사, 창가, 고대 수필, 현대 수필, 편지, 일기, 기행문 |
3. 갈래 구분의 한계점
(1) 서정. 서사. 극. 교술로의 갈래 구분은 영토 구분처럼 명쾌하게 되지 않는다. 즉 절대 순수한 서정. 극. 서사 등은 존재하지 않고 서정이 서사적 성격을 띨 수도 있는 것처럼 다른 갈래의 성격이 덧 붙여지는 경우가 있다.
(2) 가사. 몽유록의 갈래 시비가 일어나는 것도 한 갈래가 다른 갈래의 성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 다음 두 작품을 읽고, 아래의 활동을 해 보자.
(가) 화수분이 시골 간 후에 형 거부는 꼼짝 못하고 누워 있기 때문에 형 대신 겸 두 사람의 일을 하다가 몸이 지쳐 몸살이 나서 넘어졌다. 열이 몹시 나서 정신없이 앓았다. 정신없이 앓으면서도 귀동이(서울서 강화 사람에게 준 큰 계집애)를 부르며 늘 울었다.
"귀동아, 귀동아, 어델 갔니? 잘 있니……."
그러다가는 흐득흐득 느끼면서,
"그렇게 먹고 싶어하는 사탕 한 알 못 사 주고 연시 한 개 못 사 주고……."
하고 소리를 내어 어이어이 운다.
그럴 때에 어멈의 편지가 왔다. 뒷집 기와집 진사댁 서방님이 읽어 주는 편지 사연을 듣고,
"아이구, 옥분아(작은 계집애를 이름), 옥분이 에미!"
하고 또 어이어이 운다. 울다가 벌떡 일어나서 서울서 넝마전에서 사 입고 간 새 옷을 입고 갓을 썼다. 집안 사람들이 굳이 말리는 것을 뿌리치고 화수분은 서울을 향하여 어멈을 데리러 떠났다. 싸리문 밖에를 나가 화수분은 나는 듯이 달아났다. - 전영택, [화수분]에서
(나) 최씨 아니 못된 속알머리에 웬 시비야, 시비가? 응?
양씨 내가 언제 시비를 했어? (하며 일어선다.)
(지금까지 말없이 지켜보고 있던 점례가 비로소 사이에 들어선다.)
점례 어머니, 그만 좀 해 둬요.
양씨 에미야! 너도 봤지? 우리가 어쨌다는 거야, 응?
최씨 (입가에 조소를 띠며) 흥! 잘난 이장인가 반장을 맡았다고 세도를 부리긴가? 까마귀 똥도 약이라니까 칠산 바다에 찍힌다더니……원……. (하며 비웃는다.)
- 차범석, [산불]에서
(1) (가)와 (나)의 차이는 무엇인가?
지도방법 : 이 활동은 작품의 표현상의 특징을 바탕으로 상위 갈래로 구분해 봄으로써 문학의 갈래 개념을 더욱 확실히 이해하기 위한 활동이다. 우선 네 가지 기본 갈래들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 특성을 떠올려 보고, 인용된 작품들은 그 특징 중 어떤 것들을 지니고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한다. 특히 차이점을 밝히는 것이 막연하게 느껴질 때, 역으로 (가)는 서사 갈래이고, (나)는 극 갈래이므로 갈래상의 차이에 근거하여 차이점을 밝혀 봄으로써 갈래 개념이 문학 작품의 수용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하여 작품의 본질과 특징에 대한 이해의 바탕과 틀을 제공해준다는 점을 학생들 스스로 확인해 보게 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또한 학생들 개개인이 답을 찾아내기 어려워할 것이므로 미리 몇 개의 모둠으로 나누고 모둠별로 문제를 해결해 보도록 유도한다.
-▶풀이 :
(가)는 서술자가 서술과 묘사로서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데 비해, (나)는 서술자가 없이 등장 인물(배우)들의 대화와 행동으로 사건을 보여준다.
(가)는 과거형 시제를 중심으로 표현하고 있는 데 비해, (나)는 현재형 시제를 중심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에서는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난 일을 요약적으로 말하여 사건의 경과를 표현하는 데 비해, (나)에서는 관객의 눈앞에서 현재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 줌으로써 사건의 경과를 표현하고 있다.
(2) (가), (나)는 문학의 네 가지 기본 갈래 중 각각 어느 갈래에 속하는가?
-▶풀이 : (가) : 서사갈래, (나) : 극 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