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스크랩] (2) 작품 수용의 다양성 -무정(이광수: 민족적 현실의 ..
▣ 작품 분석 : 무정(無情) - 이광수
▣ 줄거리 :
- 경성학교 영어 교사 이형식은 오후 두 시 사 년급 영어 시간을 마치고, 내리쬐는 유월 볕에 땀을 흘리면서 안동 김 장로의 집으로 간다. 김 장로의 딸 선형이가 명년에 미국 유학을 가기 위하여 영어를 준비할 차로 이형식을 매일 한 시간씩 가정교사로 초빙하여 오늘 오후 세시부터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음이다.
- 이야기의 서두는 경성 영어 학교 교사 이형식이 장안의 부호 김장로의 고명딸인 선형의 영어 개인 지도를 부탁 받고 첫번 방문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본래 형식은 동경 유학을 마친 당대 일류 지식인이나 일찍이 고아가 되어 역경을 겪은 데다 내성적 성격이라 여성 교제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중 뛰어난 미모인 선형에게 반한다. 그리고 그 날 밤 하숙집에 돌아와서 형식은 뜻밖의 손님인 박영채를 만나게 된다. 영채는 이형식이 어릴 때 고아일 적에 형식을 데려다 기르고 자식처럼 대하여 준 은사 박 진사의 딸인데 장차 형식의 아내가 될 사람으로 정혼했었다.
- 그러나 박 진사의 개화 운동이 세상 사람들의 개화 문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실패하고 집안이 망하자 형식이는 영채와 이별하게 되었는데 , 7년만에 해후하여 그 뒤 영채가 감옥에 계신 아버지를 도우려 기생이 되고 형식을 사모하며 수절해 왔다는 전말을 듣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형식은 눈물을 흘리는 한편, 그녀가 기생이라는 혐오감과 미인이라는 유혹의 갈등을 주체하지 못한다. 이에 형식은 선형에 대한 연정과 은사의 딸이자 지난 날 아내로 암시되었던 영채에 대한 의무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을 겪게 된다. 또, 기생인 영채를 구해낼 돈 천 원이 없음을 한탄하는 사이에 영채는 지금까지 형식을 위해 지켜 오던 정조를 배학감(명식), 경성학교 교주의 아들인 김현수 일당에게 유린당하고 만다. 그리고 유서를 남긴 채 자살하러 평양행 기차에 오른다.
- 그녀의 유서를 쥐고 눈물을 뿌리며 영채를 만나려 뒤따라 평양에 간 이형식은 소득 없이 돌아와서 오히려 학생들에게 기생을 따라갔다는 오해만 사고 이에 분격하여 급기야 학교를 그만두기에 이른다. 이는 김현수가 거짓소문을 낸 까닭이었다. 이런 형식에게 뜻밖에 김장로댁 선형과의 결혼 신청이 들어오고 형식은 이를 받아 들여 약혼식을 치른 후에 함께 미국에 유학을 할 준비를 하게 된다.
- 한편, 자살 길에 오른 영채는 차 안에서 소위 신여성인 병욱을 만나 그녀의 황주 집에 한 달간 머무는 동안 봉건적 사고 방식에서 근대적 합리주의로 정신적인 발전을 이룬다. 그리고 병욱의 호의로 함께 동경 유학 길에 오르던 중, 기차 안에서 미국 유학을 떠나는 형식과 선형을 만나게 된다. 이리하여 형식은 새삼 애정과 의리 간에 갈등에 빠지게 되고 선형과 영채 사이에는 삼각 관계의 불협화음이 생긴다. 기차는 삼랑진 수재 현장에 이르러 연착하게 되고 여기에서 네 젊은이는 고통을 당하는 수재민을 위해 자선 음악회 등 함께 봉사 활동을 전개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간의 개인적인 감정은 사라지고, 그 대신 토론을 통해 허물어진 민족의 장래를 담당할 역군으로서 사명을 다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등장 인물들의 근황이 소개되고 작가의 계몽 의식이 서술된다.
- 어둡던 세상이 평생 어두울 것도 아니요, 무정할 것도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밝게 하고, 유정하게 하고, 즐겁게 하고, 가멸하게 하고, 굳세게 할 것이로다. 기쁜 웃음과 만세의 부르짖음으로 지나간 세상을 조상을 마치자.
▣ 요점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계몽소설
* 배경 : 시간 - 개화기∼일제 강점 이후, 공간 - 서울, 평양, 삼랑진 등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문체 : 구어체(언문일치와 부분적으로 문어체가 보임/ 또 시제에 있어서 처음에는 진행형만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진행과 완료를 엄격히 구분하고, 현장 감각을 살리고자 할 때에는 과거형도 의식적으로 진행형으로 쓰고 있다.)
* 성격 : 계몽적, 민족주의적, 설교적, 사실적, 이상주의적
- 당시 시대적 진취성이 나타나지만 지식인의 시혜적 입장이 주가 되고 있다.(계몽주의적)
- 구도덕적인 여인의 정절과 기독교적 순결성이 미묘하게 잘 얽혀 있다.
- 구조가 교사와 학생 관계로 나타난다.(형식-선형, 형식-하숙집 노파, 월화-영채, 병옥- 영채 사이가 사제 관계와 같다.)
* 주제 : 민족적 현실의 자각과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 삼각 관계의 사랑에서 오는 고뇌를 민족애로 승화, 신문명을 받아들이고 배워 조국의 발전을 꾀하자. 근대적 시민 사회의 탄생을 겨냥한 민족적 자각과 혁신. 민족적 현실의 자각과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
◐ 인물 :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신구 질서가 충돌하던 격변기의 조선 사회를 대변하는 다양한 인물들이다. 주인공 이형식은 일본 유학을 다녀온 지식인으로서 민족의 선지자로서 부각되고 있으며, 전형적인 구시대의 여성 박영채는 전통적인 윤리를 대변하고 있다. 또한 김선형과 김병욱은 자유 연애 사상과 반봉건적 사고를 지닌 신여성의 전형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영채의 경우 소설의 전개와 더불어 구시대적 사고를 탈피하여 신여성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점에서 영채의 성격은 사건의 진행과 더불어 변화해 가는 '입체적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 이형식 : 주인공. 개화기의 지식인. 개인과 민족, 현실과 이상의 갈등 속에 고뇌하는 인물로 신교육을 받았고 지극히 도덕적인 면을 지니고 있으며 현실적 이익을 결국 받아들이나 인정적 의리 때문에 방황하는 여린 마음을 지녔다. 진취적 기상을 가졌고 선형과 결혼하여 미국유학을 가는 인물로 서구 지향적 자세가 많음.
- 김선형 : 기독교 집안의 개화한 신여성으로 이형식의 약혼녀로 부자이고 양반이며 신사상을 본받으려는 집안 상황 속에서 신교육을 받았으나 구습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였고 신교육을 더 받기 위해 미국에 유학감.
- 박영채 : 유교 교육을 받은 순종적인 여인으로 양반 집에서 태어나 유교 교육을 받았으나 집안의 몰락으로 어린 나이에 기생이 되었고 구습적인 도덕성 속에 살다가 병욱을 만나 신사상의 영향을 받게 되고 그녀의 도움으로 일본 유학을 함.
- 김병욱 : 반봉건적, 진취적인 신여성. 신교육을 받은 적극적 여성으로 불쌍한 영채를 도와 유학까지 시켜 줌.
- 신우선 : 신문 기자. 적극적 성격의 소유자. 호탕한 성격을 가진 신교육을 받은 기자이며 구습으로 인한 결혼으로 결혼 생활이 원만하지 못 하였고 기생집을 자주 다녔으나 마음을 잡고 문명(文名)을 날림.
- 김장로 : 양반이고 부자이며 기독교 장로이고 과거 관료로서 외국에 나가 본 적이 있는 사람으로 발달한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함.
- 노파 : 남의 집 하인으로 살았던 무지한 노인으로 이형식을 자신과 같이 생각하고 삶의 경험으로 인해 현실적인 부와 명예, 권력이 소중하다고 생각함.
◐ 무정에 나타난 인물의 특징과 시대적 전형성
인물 |
특징 |
시대적 전형성 |
이형식 |
두뇌가 명석하나 고아이고 전통을 모르는 개화 지식인 |
급격한 사회의 변동으로 인한 전통 단절을 의미함 |
박영채 |
실패한 개화 운동가의 딸로, 몰락의 길을 걸음 |
일제 강점으로 인해 몰락하는 민족의 운명을 상징함 |
김선형 |
서구의 외래 종교인 기독교 장로의 딸 |
개인적 자각을 보여 주지 못하는 외면적 신여성 |
김병욱 |
개화 사상을 지닌 신여성으로 영채를 구원함 |
민족의 미래가 개화에 달렸음을 암시하는 실질적 신여성 |
◐구성 :
발단 - 이형식과 박영채의 재회. 사랑을 고백하는 영채.
전개 - '선형'과 기생이 된 '영채' 사이를 방황하는 '형식'의 심리적 갈등.
위기 - 경성 학교의 교주의 아들 김현수에게 순결을 잃은 영채는 자살을 기도하고. 그녀를 찾으려는 '형식'.
절정 - '형식'과 '선형'의 약혼. 박영채, 김병욱, 신우선 등과의 상봉. 수재민 구호하고 유학을 떠남.
결말(대단원) - 등장 인물들의 근황.
* 의의 : 소설 문체의 한 전범(典範) 확립. 자유 연애 사상, 계몽 의식의 표면화. 1917년 매일신보에 연재된 소설로서 우리 나라 최초의 근대 장편 소설로, 민족주의적 계몽 사상을 고취하려 한 작품이다.
▣ '무정'의 근대 소설의 특징
내용면 |
고전 소설과 달리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당대인의 삶에서 소재를 취하였다. 형식이 영어 교사라는 것은 당대의 개화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며, 철도를 통한 여행이나 유학 등 작품의 주요 모티프도 당대 현실을 반영한다. |
문체면 |
근대화한 현실과 인간의 심리를 세밀한 묘사를 통해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인물의 대화를 직접 인용하는 구어체 문장을 써서 언문 일치를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문제점 |
우연적 요소에 의한 사건 전개, 민중에 대한 지식인의 시혜 의식, 교육을 통한 점진적 개화 의식 |
▣ 이해와 감상
- 이 소설은 신소설의 과도기적 성격을 탈피한 최초의 근대 장편 소설로 평가되고 있다. 이 작품의 주제는 민족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 근대 문명에 대한 동경, 신교육 사상, 자유 연애관과 신결혼관, 기독교적 신앙 등이라고 할 수 있다.
- 신소설과 비교하여 인물들의 내면 공간 확대를 통한 심리묘사, 생생하고 개성적인 인물의 창조 등이 발전됨 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이 작품의 주제를 이루는 큰 기둥은 민족주의 이념과 자유 연애 사상인데 이는 이광수의 다른 작품에도 드러나게 된다. 물론, 예술의 효용성 면에서는 사회적 공리성에 지나친 주안점을 두었다는 것이 결점으로 지적될 수 있지만 그 당시의 문단 상황으로서는 분에 넘친 것이었다.
- 이 소설의 표면적인 주제는 근대 문명을 지향하는 것이지만, 그 배후에는 전통과 근대의 충돌이라는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선형과 영채를 사이에 둔 형식의 갈등에서 나타나는 삼각 관계를 단순한 애정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대적인 가치와 전통적인 가치 사이의 대립을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립은 삼랑진 수해(水害) 사건이라는 소설적 장치를 통해서 민족 계몽주의라는 이상을 통해 통합되고, 삼각관계는 화해에 이르게 된다. 문제는 이 민족 계몽주의가 민족의 구체적인 현실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이광수의 관념 속에서 나온 것이라는 데 있다. 이처럼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실천 방도가 제시되지 못하고, 다만 유학을 통한 신지식 습득이라는 막연한 대안으로 작품이 귀결되고 마는 것이다.
- 이 소설이 지닌 근대 소설적 면모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체의 획기적인 변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 소설의 문체에 비해 '무정'이 가지고 있는 문체적 특징은 첫째, 구어체 문장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곧 순 국문체의 산문으로 사물을 묘사하고 사건을 서술하는 개성적 표현력이 드러나고 있다. 둘째, 시제 구분 의식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무정'에서부터 비로소 소설에서의 근대적 문체가 이룩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정'의 문체는 다소 과도기적인 표현을 대표한 것이기도 하다. 작품 전체에 압도적인 '되었음이라'는 고전 소설에서 신소설에로 이어진 구식 문어체의 전형적 용법이다. '~이라'체에서 '~이다'체로의 이행은 김동인의 '약한 자의 슬픔'에서야 비로소 가능하였다. 이 압도적인 종결형 문어체와 더불어 무정이 가지는 문체상의 과도성은 대명사 사용의 문제이다. '무정'에서 춘원은 대명사 '그'를 사용했는데, 그것은 남녀를 구분하지 않은 사용법이었다.
-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신구 질서가 충돌하던 격변기의 조선 사회를 대변하는 다양한 인물들이다. 주인공 이형식은 일본 유학을 다녀온 지식인으로서 민족의 선구자로서 부각되고 있으며, 전형적인 구시대의 여성 박영채는 전통적인 윤리를 대변하고 있다. 또한 김선형과 김병욱은 자유 연애 사상과 반봉건적 사고를 지닌 신여성의 전형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영채의 경우 소설의 전개와 더불어 구시대적 사고를 탈피하여 신여성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점에서 영채의 성격은 사건의 진행과 더불어 변화해 가는 '입체적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출처 : 김병국 외 4인 공저 한국교육미디어 문학)
▣ 심화 학습
◐ 무정'의 문학사적 의의 :
- 최초의 본격적 현대 장편 소설인 [무정]은 1917년 <매일 신보>에 연재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다음 네 가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작가는 이형식·박영채·김선형 세 인물의 삼각 관계를 중심으로 소설을 썼다. 당시 그들은 우리 청년들의 실제 모습이었다.
- 계몽주의와 민족주의의 결합이다. 형식은 교사로서 학생들을 적극 지도해 왔다. 병욱은 구도덕에 매여 있는 영채를 새롭게 눈뜨게 한다. 그런데 이러한 계몽주의로는 형식·영채·선형의 삼각 관계가 해소되지 않는다. 이 갈등의 해소는 민족주의로써 가능했다. 즉, 수재민들을 위한 자선 음악회를 계기로 민족 현실에 눈뜨게되고 민족을 구원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합의함으로써 이 갈등을 극복하고 있다.
- 구어체(口語體) 문장의 확립이다. 3인칭 여성, 남성 대명사를 모두 '그'로 표기한 것도 이광수의 공로이다. 과거형 시제가 일부 쓰이고 있는 것도 큰 성과이다.
- 문학사적으로 볼 때, '무정'은 이인직의 '혈의 누'의 전통을 잇고 있다. 특히, 주인공이 고난을 극복하고 자아(自我)의 각성에 이르는 과정은 매우 유사하다.
◐ "무정"의 배경
- 시대적 사회적 배경 : 서구와의 수교와 갑오개혁, 한일합방 등을 거치면서 서구의 문물이 들어오자, 개화 의식에 눈뜨기 시작하였다. 더구나 유길준의 <서유견문>, 이인직의 신소설, 최남선의 <소년>지 등의 간행, 그리고 '혁신단'을 위시한 신극 공연 등은 새 시대의 고동을 알리는 용트림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고, 국내적으로 국권을 빼앗은 일제가 우리말을 말살하는 등 문화적 탄압과 함께 토지 조사 사업이란 명목으로 경제적 침탈을 강행하는 시기였다.
- 문화적 배경 : '개화 계몽 사상'이란 주제를 살리기 위해 종교는 유교와 기독교를, 지적 수준은 지식층을, 경제적 수준은 중산층을, 직업은 교사, 기자, 학생, 기생 등의 다양한 직업을 선정하였다. 실제 작품에서는 구체적인 시대난 역사적 사건이 드러나지 않았고, 내적 배경으로 작자의 민족주의, 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 등이 나타나 있지만 서구 지향적 측면이 강한 작가의 사상적 배경이 반영되고 있다.
◐ "무정"의 특징
- 내용 : 삼랑진 수재민을 위해 개최된 자선 음악회를 계기로 형식, 선형, 영채 사이의 삼각 관계가 애정 갈등에서 동지적 유대 관계로 전환된다. 이들은 다 같이 우리 민족을 구할 힘을 가진 사람이 될 것을 다짐하며 유학의 길을 떠난다.
- 표현 : 전지적 작가 시점을 이용하여 등장 인물의 내면 심리와 의식은 물론, 행동이나 대화의 외연적 의미까지 설명하고 있다. 독자에게 전달되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 "무정"의 갈등과 그 양상
- "무정"은 민족주의적 이상과 계몽주의적 정열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 작품이다. 따라서, "무정"은 공리성을 최우선으로 과제로 삼는다. 그러한 공리성과 목적성 앞에 모든 개인의 갈등과 고민은 의미를 잃고 만다. 그런 결과로 이 작품에는 '나'보다 '우리'가 중요시된다. 같은 맥락에서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사제 관계를 축으로 인물이 맺어진다. 박 진사와 형식, 형식과 선형, 그리고 삼랑진에서의 형식과 세 여자는 사제 관계로 볼 수 있다. 이런 구조는 교육을 통하여 민족을 살리려는 안창호의 준비론 사상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무정"의 전개 내용이 민족의 장래에 대한 고민보다는 사사로운 사랑의 문제로 인한 갈등인 점은 안창호가 주창하는 준비론의 낭만적 적용이란 비판을 면하지 못한다.
◐ "무정(無情)"의 구조
- 이 작품의 구조는 '욕구-좌절-성취'의 갈등 구조로 진행되면서 김병욱과 이형식에 의한 지향 의식을 박형채로 하여금 변이(變移-변하여 옮김) 성취케 하여 결말의 사회적 자아의 자각으로 내일에의 새로운 가능성을 잉태케 하였다.
- 여기에서 욕구는 지향적 욕구(이상주의)요, 좌절은 존재적 현실의 갈등이다. 이 작품에서 갈등 구조는 이형식이나 박영채를 비롯하여 김선형, 김병욱, 신우선 등을 기축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욕구에의 좌절이 애정의 삼각 관계를 통해 흥미 있게 진행되다가 결말에 와서 전이적(轉移的-다른 곳으로 옮김) 성취로 이루어지게 된다. 즉, 박영채와 김선형은 이형식을 사이에 두고 연적(戀敵-사랑의 적)의 관계에 놓여져 있었으나, 삼랑진 수해로 인한 수재민들을 위한 자선 음악회를 계기로 민족 현실에 대한 각성과 민족적 일체감에 눈뜨면서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고 있다.
- 이처럼 개인적 욕구의 성취를 위한 대립과 갈등이 이제는 사회적 지향 의식으로 이행되어 교육에 의한 민족적 이상주의 실현에 통합하고 있는 것이다.
◐ 무정(無情)의 한계
1. 우연적 요소에 의한 사건 전개 : 경성 학교 교주의 아들에게 순결을 빼앗기고 자살을 택하기 위해 기찻길에 올랐던 영채가 병욱을 우연하게 만나는 것, 각각 유학길에 올랐던 형식과 선형, 영채와 병욱이가 같은 기차 안에서 만나는 것 등은 우연적 요소가 강하다.
2. 민중에 대한 시혜 의식 : 민중을 미개인으로 보고 그들을 깨우쳐야 된다는 지식인의 시혜적 의식과 태도가 자주 보인다. 민중의 자발성을 무시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으로 한편으로는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면이 있다. 특히 결말 부분에 심하다.
3. 교육을 통한 점진적 개화 의식 : 일제에 대한 강렬한 저항의식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안창호선생의 준비론의 낭만적 변용이라는 비판과 신채호의 비판을 많이 받는다. 오로지 교육을 시켜서 민족을 점진적으로 개화시키겠다는 생각은 비록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친일적 행위일지라도 궁극적으로는 작가가 친일파로 변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임을 알 수 있다.
▣ 우리나라 계몽 소설의 특징
- 원래 계몽주의는 중세라고 불리는 봉건적인 경제 체제와 그에서 비롯되는 비합리적인 가치체계를 부정하고 인간성의 해방을 지향하는 사조이다. 근대 초기의 합리주의 지행 정신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각 국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우리 나라에서는 1894년 갑오개혁 이후 이광수의 소설, 심훈의 소설 등이 그 예에 속한다.
- 이들 계몽 소설은 의식면에서는 자아의 각성이 드러난다는 공통적인 특징을 지닌다. 미신타파, 자유 결혼, 과학에 대한 존중과 선망이라는 공통적인 주제를 지니는 이광수의 계몽주의 소설은, 형식적으로는 문장의 산문성과 취재의 현실성을 보이며 이후 심훈의 '상록수' 등 농촌 계몽 소설로 이어지게 된다.
▣ 학습활동 및 평가
(1) 작품 선정의 취지
'무정'은 이광수의 첫 장편 소설이자 한국 문학사 최초의 근대 장편 소설이다. 이 작품은 갑오경장 이후 개화 의식을 바탕으로 봉건적 질서에서 벗어나고자 한 시기와 한일 합방으로 인하여 민족의 문제가 크게 부각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당시 우리 민족의 현실을 잘 보여 주고 있고, 민족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우리 민족의 염원을 실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민족주의적 계몽 사상을 잘 드러내고 있으며, 당시 독자들에게는 민족주의 사상과 근대 문명에 대한 동경, 신교육 사상의 고취, 자유연애의 실천 등과 같은 영향을 미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무정'은 작품과 현실, 작품과 독자, 작품과 작가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점을 적용하여 작품을 수용하는 활동을 하기에 적합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2) 지도의 핵심
이 단원은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으로 직접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교사는 학생들에게 그러한 예를 시범적으로 제시해주고, 학생들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정확한 시각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특히 학생들의 이해나 감상이 오류를 범하거나 지나치게 주관적인 경향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이해하고 감상한 내용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소규모 모둠 학습이나 발표 학습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3) 작품 연구
'무정'은 '매일신보'(일제 강점기의 대표적인 친일 계열 신문)에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126회에 걸쳐 연재되었으며, 연재 당시부터 독자들의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춘원 이광수의 명성을 굳혀 준 작품이 되었다.
자아의 각성을 바탕으로 한 남녀간의 애정 문제부터 시작하여 민족에 대한 각성으로까지 확대된 '무정'은 신소설에 비해 남녀간의 애정 문제를 구체화했고, 섬세한 심리 묘사로까지 발전하였다. 전반부는 형식을 중심으로 영채와 선형으로 이어지는 애정의 삼각 관계가, 후반부는 민족을 위해 헌신하리라는 정신적 각성이 중심을 이룬다.
낡은 체제를 해체하고 새 질서를 받아들이고자 하는 과도기적 인간상으로서의 이형식과 예속적 존재에서 독립적 존재로 해방되는 박영채라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인물, 구성, 주제, 등 여러 면에서 이전의 소설보다는 체질 개선을 이룬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즉 연애 문제, 새로운 결혼관 등을 통하여 당대에 최고의 시대적 선(善)으로 받아들여진 문명 개화를 표방한 문학사상 기념비가 되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삼랑진에서의 수해 장면과 뒤를 이은 자선 음악회, 그리고 좌담 형식으로 벌어지는 네 사람의 포부 피력은 신소설의 티를 벗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며, 특히 결말에서 고소설에서 볼 수 있는 '이러이러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식의, 작중 인물의 미래에 대한 편집자적 개입은 미숙한 부분으로 지적될 수 있다.
◐ 학습 활동
▣ 친해지기
1. 본문에서 이형식이 우리 민족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지도방법 : 이 활동은 등장 인물이 어떠한 생각이나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게 하여 궁극적으로는 작품 전체의 주제를 미리 생각해 보게 하는 활동이다. 교사는 인물의 대화나 행동 속에 인물의 생각이나 입장이 드러난다는 점을 미리 주지시킨다. 그리고 주어진 문제의 답을 찾는 데에서 끝나지 말고 이 작품의 주제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풀이 : 수해로 인해 가진 것을 하룻밤에 모두 잃어버리고 벌벌 떨고 있는 가련하고 약한 백성들에게 지식, 과학, 힘, 문명을 주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실행이 가장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2. 전체 줄거리를 참고하여 형식, 선형, 영채는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 알아보자.
지도방법 : 이 활동은 등장 인물들의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등장 인물 간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한 활동이다. 교사는 소설이라는 갈래가 등장 인물의 갈등에 의해 전개되고 갈등의 해소에 의해 마무리된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인물들의 관계를 파악하게 하여 갈등의 원인을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풀이 : 영채는 형식이 어린 시절 고아일 적에 그를 데려다 기르고 자식처럼 대하여 준 은사 박 진사의 딸로 형식과 정혼한 여자이고, 선형은 장안의 부호인 김 장로의 고명딸로 형식이 영어 개인 지도를 하다가 사랑하여 약혼한 여자이다. 형식은 선형에 대한 연정과 은사의 딸이자 지난날 정혼했던 영채에 대한 의무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게 된다. 즉 이 세 주인공은 삼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 꼼꼼히 읽기
이 작품은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매일 신보>에 연재된 이광수의 첫 장편 소설이다. 이 작품의 전반부는 형식, 영채, 선형의 삼각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후반부는 민족을 위해 헌신하리라는 정신적 각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본문에 수록된 부분은 이형식이 마치 교사처럼 영채와 선형을 깨우치고, 또 영채와 선형 두 사람은 남녀 사이의 애정 문제보다 더 크고 절박한 민족 현실에 눈을 뜨게 됨으로써 갈등이 해소되는 부분으로, 이 작품 전체 구성상 대단원에 해당된다.
1. 본문에서 영채와 선형의 갈등이 해소되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지적해 보자.
탐구 / 문학과 현실 - 반영론적 관점에서 '무정' 읽기
문학은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우리들이 소망하는 삶의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그래서 문학 작품을 통해 당대의 현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무정]에 등장하는 영채와 선형은 각각 전통적 여성과 신여성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이들을 통해 이 작품이 씌어진 당시에 서구의 문물이 유입되면서 전통적 가치관과 서구적 가치관이 혼재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도방법 : 이 활동은 인물들의 갈등이 해소되는 부분을 찾아 그 계기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기 위한 활동이다. 교사는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데에서 끝나지 말고, 갈등이 해소되는 부분에서 작품 전체의 주제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점도 주지시키면서 아울러 주제를 생각하게 해 볼 필요가 있다.
풀이 : 본문의 후반부에서 영채와 선형의 갈등 해소가 나타나 있다. 형식을 두고 연적의 관계에 있던 두 인물이 민족의 계몽을 결의하면서 개인적인 애정의 갈등이 해소되는 것이다. 특히 "이때에 네 사람의 가슴 속에는 꼭 같은 '나 할 일'이 번개같이 지나간다. 너와 나라는 차별이 없이 온통 한 몸, 한 마음이 된 듯하였다."에서 영채와 선형의 갈등이 완전히 풀어지게 됨을 알 수 있다.
◐ 반영론적 관점으로 작품을 수용하는 방법
(1) 작품이 대상으로 삼은 현실 세계에 대해 연구한다.
(2) 작품에 반영된 세계와 대상 세계를 비교 검토한다.
(3) 작품이 대상 세계의 진실한 모습과 전형적 모습을 반영했는지 검토한다.
◐ 반영론적 관점으로 '무정' 수용하기 :
'무정'에 등장하는 영채와 선형은 당시의 전통적 여성과 신여성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이들을 통해 이 작품이 씌어진 시대에 서구의 문물이 유입되면서 전통적 가치관과 서구적 가치관이 혼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도 방법 : 교사는 먼저 학생들이 잘 알고 있는 작품을 골라 반영론적 관점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한 예를 시범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흥부전'은 신분 체계의 변동과 빈부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조선 후기 사회상을 잘 반영한 작품이다.'와 같은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2. 이 작품에 반영된 당대 우리 민족의 현실은 어떠했는지 민중들의 생활을 중심으로 설명해 보자.
탐구 / 작품과 독자-효용론적 관점에서 '무정' 읽기
문학 작품은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기도 하고, 정신적인 즐거움이나 미적 쾌락을 주기도 한다. [무정]은 형식과 영채, 선형의 삼각 관계로 이어지는 자유 연애 사상이 당시 독자들의 애정관이나 결혼관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지도방법 : 이 활동은 반영론적 관점을 작품에 직접 적용하여 이해하고 감상하게 하는 활동이다. 교사는 먼저 문학은 현실의 반영이라는 반영론적 관점의 기본 입장을 주지시킨다. 그리고 작품에 드러나 있는 민중들의 생활상을 정리하게 하고, 이러한 생활상을 바탕으로 당대 민중들의 생활상이 어떠했을지를 유추해 낼 수 있도록 지도한다.
풀이 : 이 작품에 등장하는 민중들은 하룻밤에 모든 것을 잃고 발발 떠는 가련하고 약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과학적 지식을 배운 적이 없는 그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어서 언제까지나 가난을 극복하지 못할 것만 같다. 그래서 이형식은 힘과 지식을 주어 이들을 깨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당시 민중들의 무기력하고 무지한 모습과 비참한 생활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효용론적 관점의 특징
(1) 작품과 독자의 관계를 중시하는 관점이다.
(2) 능동적 참여자로서의 독자의 역할을 강조한다(독자가 작품을 수용함으로써 의미가 구현된다는 점, 작품 해석이 수용자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제시한다.).
(3) 독자에게 어떤 효과를 어느 정도 주었느냐에 따라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관점이다.
효용론적 관점으로 '무정' 수용하기 : '무정'에서 형식과 영채, 선형의 삼각 관계로 이어지는 자유 연애사상은 당시 독자들의 애정관과 결혼관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지도방법 : 교사는 먼저 학생들이 잘 알고 있는 작품을 골라 효용론적 관점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한 예(춘향의 절개가 독자에게 영향을 끼쳐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는 선조들의 철학을 깨닫게 함.)를 시범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작품 해석이 수용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작품을 통해 얻게 되는 교훈이나 감동 등을 발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3. 애정의 갈등 관계에 있던 이형식이 교사의 위치에 서서 선형과 영채를 가르치는 장면에서 독자들은 어떠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을지 말해 보자.
▣ 시야 넓히기
탐구 / 작가와 작품-표현론적 관점에서 '무정' 읽기
작품에는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이광수의 사상을 잘 알 수 있는 [민족 개조론]에서, 조선 민족은 인(仁)·의(義)·예(禮)·용(勇)과 같은 근본적인 민족성을 가지고 있지만 게으름·허위·비사회성 등과 같은 가변적이고 부속적인 민족성이 있다고 말하고, 이러한 부속적인 민족성은 개조가 가능하므로 이 개조를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사상이 [무정]에서도 이형식의 입을 빌려 표현되고 있다.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효용론적 관점을 작품에 직접 적용하여 이해하고 감상하게 하기 위한 활동이다. 교사는 문학이 독자에게 미적 쾌감, 교훈, 감동 등의 효과를 주기 위해 창작된 것이라는 효용론적 관점의 기본 입장을 주지시킨다. 그리고 형식의 가르침 속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느끼고 깨달았는지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 내야 한다.
풀이 : 국가가 힘이 없으면 개인도 존재할 수 없으니, 개인주의적인 '나'보다는 민족주의적인 '우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표현론적 관점으로 작품을 수용하는 방법
(1) 작품을 창작한 작가의 창작 의도에 대한 연구
(2) 작가에 대한 전기적(傳記的) 연구 : 성장 환경, 가계, 학력, 교우 관계, 취미, 사상 등의 조사
(3) 작가의 심리 상태에 대한 연구
표현론적 관점으로 '무정' 수용하기 : 이광수는 평소 민족 개조론을 역설하였다. 이러한 이광수의 생각이 '무정'에서도 이형식의 입을 빌려 표현되고 있다.
지도방법 : 교사는 먼저 학생들이 잘 알고 있는 작품을 골라 표현론적 관점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한 예('홍길동전'은 적서 차별의 현실에 비판적인 허균의 사상이 표현된 것이다.)를 시범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작가의 창작 의도, 작가의 생애·사상 등 가능한 한 작가의 모든 전기적 사실에 주목하여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1. 작가의 사상이 이 작품에 어떻게 드러나 있는지, 주인공 이형식이 민중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토의해 보자.
지도방법 : 이 활동은 표현론적 관점을 작품에 직접 적용하여 이해하고 감상하게 하기 위한 활동이다. 교사는 문학 작품은 작가의 체험, 사상, 감정 등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표현론의 기본 입장을 주지시킨다. 그리고 소규모 모둠을 지정하여 민중들에 대한 주인공 이형식의 태도를 알 수 있는 구절을 찾고 그러한 이형식의 태도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 작가의 생각이나 창작 의도 등에 대해 서로 토의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예시 답안 : 이광수는 '민족 개조론'을 통해 우리 민족은 게으르고 비사회적인 측면과 같은 좋지 않은 민족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이러한 민족성의 개조를 위해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러한 이광수의 사상이 이 작품에서는 이형식의 입을 통해 드러나 있다. 그래서 이형식은 민중들을 피동적이고 열등한 존재로 보고, 지식인으로서 자신들이 민중들에게 무엇인가 가르침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광수 문학의 특징의 하나인 시혜(施惠 : 은혜를 베풂. 또는 그 은혜)의식인 것이다.
▣ 표현하기
◐ '무정'에 등장하는 이형식이 노래를 만들어 민중들을 깨우치려 한다고 가정하고, 다음 애국가의 형식을 모방하여 노랫말을 만들어 보자.
잠깨 보셰 잠깨 보셰 대죠션국 인민들아
깁히 든 잠 번듯 깨여 자쥬 독립 도와 주세
합심하고 동력하야 우리 인민 보호하셰 - 김철영, '애국가'
지도방법 : 이 활동은 작품 수용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얻게 된 느낌이나 생각을 문학적인 글로 표현하는 활동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이형식이 민중들에게 가르치고자 했던 점이 무엇인지를 먼저 명확히 파악하게 한 후, 그 내용을 '애국가'의 4·4조, 4음보 율격으로 표현하도록 지도한다.
예시답안 :
눈을 뜨소 힘을 갖고 대조선국 인민들아
과학으로 교육으로 남녀노소 매진하여
이룩하세 이룩하세 부국 강병 이룩하세
도우미 : 김철영의 '애국가'
- 창가(唱歌) 형식으로 대한 제국 시대에 독립, 애국, 개화의 의지를 고취하기 위해 지은 개화 가사로, 1896년'독립 신문'에 발표되었다. 4·4조의 전통적 율격에 기독교 찬송가의 곡조가 융합된 형식을 이루고 있다.
▣ 이해하기
1. 이 작품에서 주인공 이형식은 영채와 선형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본문에 수록된 부분에서 이형식은 그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고 있는지 말해보자.
교수·학습 방법 : 이형식은 박 진사의 딸 영채와 김 장로의 딸 선형 사이에서 갈등한다. 처음에 그는 이 두 여자 사이에서 삼각 애정에 싸여 갈등하는 개인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교과서 수록분에서 그는 선구자적 인물의 면모를 획득하는데 그러한 모습 속에서 그의 갈등 해소 방법을 찾아보도록 지도한다.
예시 : 이형식은 보다 절박한 민족 현실에 눈을 뜨는 것으로 남녀 사이의 애정 문제로 인한 갈등을 해소시키고 있다. 그는 삼각관계로 인한 갈등을 그들이 모두 민족 의식에 눈뜸으로써 사회적인 인식만을 가지는 것을 통해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게 하는 것으로 변환시키고 있다.
2. 사회적 공리성을 강조하는 문학을 계몽주의 문학이라고 통칭한다. '무정'은 계몽주의 문학으로 평가되는데, 이에 해당하는 대목을 찾아보자.
교수·학습 방법 : 본문에서 사회적인 공리성을 강조하는 부분, 반봉건 의식과 민중 계몽 의식을 드러내는 부분을 찾아보도록 지도한다.
예시 : 형식이 선형과 영채에게 교육을 통해서 지식을 얻어와서 조선의 기초를 세우는 것이 그들의 소임이라고 설교하는 부분(교과서 181쪽 4∼8행)
3. 계몽주의가 개화기 문학에서 중요한 주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말해보자.
교수·학습 방법 : 작가의 세계관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문학 작품에 나타난다. 당시 개화기의 시대적인 요구를 생각하게 하고, 그 시대적인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 계몽주의임을 이해하도록 지도한다.
예시 : 개화기는 근대로 전이하여 나아가는 과도기였다. 즉 중세에서 근대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중세라고 불리는 봉건적인 경제 체제와 그에서 비롯되는 비합리적인 가치 체계를 부정하고 인간성의 해방을 지향하는 계몽주의는 필요한 주제일 수밖에 없었다. 자아의 각성을 통한 의식의 개혁이라는 시대적인 과제에 대응한 문학적 노력의 산물이 계몽주의 문학으로 나타난다.
▣ 확장하기
◐글을 읽고, 다음 활동을 해 보자.
이인적, '혈의 누' 바로 가기
작품 해제 : 개화 사상에 대한 예찬과 질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우리 나라 최초의 신소설로 알려져 있다.
우선 형식상으로 보아도, 고전 소설과는 다른 특성을 엿볼 수 있다. 소재를 일상생활에서 취하고, 고전 소설의 설화체에서 벗어나 서사와 묘사 중심의 서술 방식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그 한 예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청일 전쟁의 현장인 평양성을 배경으로 삼고, 그 속에서 난리를 당하여 곤경에 빠진 옥련의 가족들을 밀도 있게 묘사하고 있다.
내용상으로 중요한 점은 일본과 미국을 예찬하고 미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화 의식은 외세(外勢)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무분별 수용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1) 이 소설과 '무정'의 문체상 특징을 비교해 보자.
교수·학습 방법 : 기존의 고전 소설과 비교해 보았을 때 가지는 특성, 또 근대 소설과 비교해 보았을 때 가지는 차이점을 파악하도록 한다.
예시 : '혈의 누'는 고전 소설의 운문투 문장에서 벗어난 산문체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편으로 문어체에서 언문 일치의 문장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무정'은 최초의 근대 장편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순 국문체, 산문체, 구어체 문장을 시도하였다. 그리고 시제의 완료형과 진행형을 함께 구사하여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거리 및 진행과 정지 상태의 차이를 분명히 하고 있다.
(2) 근대 문학의 관점에서 두 소설의 문체상 차이점이 의미하는 바를 설명해 보자.
교수·학습 방법 : 두 소설의 문체상 차이점이 근대 문학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의미하는 바를 문학사적 측면에서 이해하도록 지도한다.
예시 : 두 소설은 서사적 산문 문체의 확립, 즉 운문체의 문장에서 산문체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신소설이 아직 완전히 운문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언문일치(言文一致)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혼재된 성격을 보이는 데 비해, 근대 소설로 와서 순 국문체, 산문체, 구어체로의 전이가 이루어지면서 산문 문체가 확립되고 있다. 이러한 문체의 차이점은 우리 근대 문학의 특성을 확립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