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스크랩] 01 문학의 특성 -보충, 심화학습
> 01. 문학의 특성
▣ 보충 : 이옥설
■ 다음 작품을 읽고, 아래의 활동을 해 보자.
행랑채[행랑(行廊)채 : 행랑으로 된 집채]가 퇴락하여 지탱할 수 없게끔 된 것이 세 칸이었다. 나는 마지 못하여 이를 모두 수리하였다. 그런데 그 중의 두 칸은 앞서 장마에 비가 샌 지가 오래 되었으나(잘못된 곳을 찾았으나 고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는 말), 나는 그것을 알면서도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다가 손을 대지 못했던(고치지 못했던) 것이고, 나머지 한 칸은 비를 한 번 맞고 샜던 것이라 서둘러 기와를 갈았던 것이다. 이번에 수리하려고 본즉 비가 샌지 오래 된 것은 그 서까래(마룻대에서 보 또는 도리에 걸친 통나무), 추녀[한식 기와집에서, 처마 네 귀의 기둥 위에 끝이 위로 들린 큰 서까래, 또는 그 부분의 처마], 기둥, 들보(건물의 칸과 칸 사이의 두 기둥 위를 건너지른 나무)가 모두 썩어서 못 쓰게 되었던 까닭으로 수리비가 엄청나게 들었고, 한 번밖에 비를 맞지 않았던 한 칸의 재목들은 완전하여 다시 쓸 수 있었던 까닭으로 그 비용이 많지 않았다.[비가 샌지 오래된 것은 - 그 비용이 많지 않았다 : 알고도 고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유발된다는 경계가 담겨 있음,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작은 힘을 들여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기회를 놓쳐 큰 힘을 들이게 된다는 뜻]
- (예시) 행락채의 퇴락과 수리 과정 - 여름 장마 후에 집을 고침
나는 이에 느낀 것이 있었다[작가의 깨달음 - 주제와 상통]. 사람의 몸(인간사의 의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여기서'몸'은 굳이 '인체(人體)'에 한정되지 않고, 인간사(人間事)의 의미로 확대되어 쓰이고 있다. 유추적 적용], 잘못을 알고서도 바로 고치지 않으면 곧 그 자신이 나쁘게 되는 것이 마치 나무가 썩어서 못 쓰게 되는 것과 같으며, 잘못을 알고 고치기를 꺼리지 않으면 해(害)를 받지 않고 다시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으니, 저 집의 재목처럼 말끔하게 다시 쓸 수 있는 것이다.
- 삶의 이치를 깨달음
뿐만 아니라 나라의 정치도 이와 같다(준비와 개선이 필요하다 / 유추적 적용). [유비무환(有備無患), 불우비(不虞備), 불우지비(不虞之備) :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음. '서경'의 '열명편'에 나오는 말이다.] 백성을 좀먹는 무리[탐관오리]들을 내버려두었다가는 백성들이 도탄[(塗炭) : (진수령이나 숯불 등에 빠졌다는 뜻으로)생활이 몹시 곤궁하거나 비참한 경지를 이르는 말.]에 빠지고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 그런 연후에 급히 바로잡으려 하면 이미 썩어 버린 재목처럼 때는 늦은 것이다. 어찌 삼가지 않겠는가[백성을 좀먹는∼어찌 삼가지 않겠는가 : 주제가 암시되어 있는 부분으로, 정치에서 백성을 좀먹는 무리들을 바로잡아야 정치가 바로 선다는 작자의 의도가 담긴 교훈적 설의법으로 주제가 암시되어 있는 부분이다.]
- (주지) 인간 사회에서도 준비와 개선이 필요함 - 삶의 이지, 시의 적절한 개혁 정치의 필요성
▣ 요점 정리
* 작자 : 이규보
* 갈래 : 고대 수필, 한문 수필
* 성격 : 교훈적, 예시적, 경험적
* 구성 : 미괄식 구성
- 첫째 문단 : 퇴락한 행랑채 수리의 과정 - 대상 자체의 분석
- 둘째 문단 : 사람의 몸과 마음의 경우 - 대상이 가진 의미 유추
- 셋째 문단 : 나라의 정치의 경우 - 대상의 의미 확장
* 제재 : 퇴락(頹落)한 행랑채
* 주제 : 잘못을 미리 알고 그것을 고쳐 나가는 자세의 중요성, 문제를 미리 알고 그것에 대해 대처해 나가는 자세의 중요성
* 특징 : 구체적인 경험에서 깨달은 바를 인간사 일반에 유추하여 이치를 밝힘
(1) 구성취지 : '문학의 인지적, 정의적, 심미적 구조물임을 이해할 수 있다'는 학습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것으로, 고전 수필을 제재로 하여 문학의 구조, 문학과 언어의 관계에 대한 기초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2) 제재 개관 : 이규보의 '이옥설' 이 작품은 인간의 삶의 이치와 올바른 정치의 원리를 집을 고친 체험을 예로 들어 깨우쳐 주고 있는 한문 수필로, 작은 잘못이라도 그것을 알게 되면 바로 고쳐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평범함 생활의 경험을 출발점으로 삶아 삶의 자세와 방법에까지 그 사상을 확대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작자가 강조하는 바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출전 :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 감상과 이해
- 이 작품은 인간의 삶의 이치와 나라를 다스리는 경륜을 실생활의 체험을 예로 들어 깨우쳐 주고 있는 한문 수필로, 짧은 내용 속에 함축적인 교훈을 내포하고 있는 작품인데, 작은 잘못이라도 그것을 알고 미리 고치지 않으면 큰 문제로 비화하고,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교훈이 바로 그것이다. 이 작품에서 작자가 강조하는 바가 설득력을 갖게 되는 것은 평범한 생활의 문제를 놓고 삶의 자세와 방법에까지 그 사상을 확대시켜 나간 점이다. 다시 말해서 비 온 뒤에 퇴락한 행랑채를 수리하는 평범한 일상의 문제를 제시하여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을 인간의 삶의 이치와 나라를 다스리는 경륜으로 확대하여 해석하고 있다. 이 글은 예시의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 이 작품의 작가가 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깨달은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문학 작품의 내적인 형식 가운데 정의적 측면을 분석해 봄으로써 문학의 구조적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작품 속에서 작가가 깨달은 가치를 언급하고 있는 부분을 찾아서 잘 간추려 보도록 지도한다.
▶정답 : 잘못이 있으면 바로 고쳐야 한다.
2. ‘나라의 정치’에서 ‘기둥’이나 ‘들보’가 함축할 수 있는 의미를 말해 보자.
-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유추를 통해 언어의 함축적 의미를 추리해 보는 활동이다. 먼저 기둥과 들보의 사전적 의미를 바탕으로 기둥이나 들보가 집이라는 구조물에서 담당하고 있는 기능을 이해하게 한 다음, 나라의 정치에서 그와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요소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도록 지도한다.
▶정답 : 나라를 떠받칠 만한 중요한 인재
3. ‘서까래’와 ‘추녀’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자.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특정한 어휘의 사전적 의미를 확인해 보도록 하는 활동이다. 가급적 그림을 곁들여 학생들이 서까래나 추녀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능하다면 사전을 통해 직접 그 의미를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답
서까래 : 마룻대에서 도리 또는 보에 걸쳐 지른 나무. 그 위에 산자를 얹는다.
추녀 : 네모지고 끝이 번쩍 들린. 처마의 네 귀에 있는 큰 서까래. 또는 그 부분의 처마.
▣ 고대 수필의 형식
- 문(文) : 중국의 산문 형식 중 그 연원이 가장 오래고 대표적인 형식으로 의사 전달을 위주로 하며 절박한 표현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서거정의 〈동문선〉에 실린 글들에 이 문(文)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많은 제문(祭文), 비문(碑文), 축문(祝文)등이 이 형식을 취한다.
- 기(記) : 기록(記錄)한다는 뜻을 가진 말로서 기사(記事),지(志), 술(術) 등을 의미하며, 사물을 객관적으로 서술한 글이다. 최치원(崔致遠)의 '신라 가야산 해인사결계장기'나 이규보의 '몽험기(夢驗記)'등이 이 형식을 취한 글이다.
- 서(序)와 발(跋) : 서는 책의 첫 머리에, 발은 책의 끝에 쓴 글이다. 책에 대한 소개나 집필 동기, 감회 등 책의 내용을 압축하여 쓰는 탄력 있는 형식이다. 가장 학술적인 수필이라고 할 수 있다.
- 잡저(雜著) : 분류 체계가 곤란한 형식의 글들이기 때문에 붙은 명칭으로 자유로운 형식의 글이다. 대개 문집들을 문체별로 정리한 후에 남은 글들을 수록하는 경향이 있다.
▣ 심화 : 고등국어(하) 참조
■ 다음 작품을 읽고, 아래의 활동을 해 보자.
허생은 묵적골[墨積洞]에 살았다. 곧장 남산(南山) 밑에 닿으면, 우물 위에 오래 된 은행나무가 서 있고, 은행나무를 향하여 사립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초가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글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바느질 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과거(科擧)를 보지 않으니, 글을 읽어 무엇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독서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장인바치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장인바치 일은 본래 배우지 않았는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장사는 못 하시나요?” / “장사는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장인바치 일도 못 한다, 장사도 못 한다면, 도둑질이라도 못 하시나요?” 허생은 읽던 책을 덮어 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글읽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휙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허생은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운종가(雲從街)로 나가서 시중의 사람을 붙들고 물었다. “누가 서울 성중에서 제일 부자요?” 변씨(卞氏)를 말해 주는 이가 있어서, 허생이 곧 변씨의 집을 찾아갔다. 허생은 변씨를 대하여 길게 읍(揖)하고 말했다. “내가 집이 가난해서 무얼 좀 해 보려고 하니, 만 냥(兩)을 뀌어 주시기 바랍니다.” 변씨는 / “그러시오.” 하고 당장 만 냥을 내주었다. 허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변씨 집의 자제와 손들이 허생을 보니 거지였다. 실띠의 술이 빠져 너덜너덜하고, 갖신의 뒷굽이 자빠졌으며, 쭈그러진 갓에 허름한 도포를 걸치고, 코에서 맑은 콧물이 흘렀다. 허생이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 “모르지.” “아니, 이제 하루 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만 냥을 그냥 내던져 버리고 성명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변씨가 말하는 것이었다. “이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대체로 남에게 무엇을 빌리러 오는 사람은 으레 자기 뜻을 대단히 선전하고, 신용을 자랑하면서도 비굴한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말을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 객은 형색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눈을 오만하게 뜨며,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재물이 없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주면 모르되, 이왕 만 냥을 주는 바에 성명은 물어 무엇을 하겠느냐?” - 박지원, 「허생전(許生傳)」에서 |
1. 이 작품의 내용을 바탕으로 문학이 삶에 대한 문제 제기의 성격을 지닌다는 점을 설명해 보자.
-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문학과 현실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기 위한 활동이다. 학생들 스스로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인물이 누구인가, 그 인물이 제기한 문제는 당대 현실에서 어떤 측면과 관련을 맺고 있는가 등을 생각하면서 답을 정리해 보도록 하고, 몇몇 학생들의 발표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비교해 보도록 지도한다.
▶정답 : 작가는 '허생의 처'의 입을 빌려서 공리공론만 일삼고 실용성이 없는 학문에 매달리고 있는 당시 양반들의 무능한 모습을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성리학적 사고 방식에 안주하고 있는 당대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 이 작품에서 ‘변씨’는 어떤 성격의 인물로 그려져 있는지 정리해 보자.
- 지도 방법 : 문학이 삶의 다양한 모습을 '형상화'한다는 점을 학생들 스스로 확인해 보도록 하기 위한 활동이다. 소설에서 인물의 성격을 제시하는 방법에는 직접적 방법과 간접적 방법이 있는데, 이 작품에서 '변씨'의 성격은 간접적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변씨'의 대화와 행동을 통해서 그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설명해 주고, 그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 대화나 행동을 찾고, 그것을 바탕으로 '변씨'의 성격을 정리해 보도록 유도한다.
▶정답 : '변씨'는 도량이 크고 대범한 인물로 그려져 있다.
3. 이 작품의 내용으로 보아, ‘변씨’는 어떤 말과 행동을 가치 있게 평가했겠는지 생각해 보자.
-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문학이 개인과 집단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과 관련하여 옛 사람들의 가치관을 추리해 보는 활동이다. 특히 끝 부분의 '변씨'의 말에서 그 사람이 어떤 가치관을 지니고 있을지 추리할 수 있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알려 준다.
▶정답 : 간결하면서도 뜻이 분명한 말과 당당하고 떳떳한 행동